DB 벤슨. 스포츠동아DB
‘DB 동료애’에 풀 죽은 벤슨 기 살아나
원주 DB의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34)은 7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 도중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5반칙 퇴장을 당한 뒤 분을 삭이지 못했다. 자신의 유니폼을 찢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KBL은 벤슨의 행동을 놓고 재정위원회를 열어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KBL은 “선수가 유니폼을 찢는 행위는 리그와 소속 구단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KBL은 이에 앞서 팔꿈치를 휘두른 KCC 하승진에게 제재금 100만원의 처벌을 내렸기에 벤슨에게 내린 제재는 너무 과하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팬들 가운데는 “벤슨이 유니폼을 찢지 않고 심판에게 팔꿈치를 휘둘렀으면 100만원만 부과가 됐을 모양새”라며 KBL 재정위원회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었다.
벤슨은 KBL 재정위원회 결과에 의기소침해졌다. DB의 김성철(42) 코치는 “재정위원회 결과가 나온 날 훈련 때 벤슨의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팀에 해를 끼쳐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풀이 죽은 벤슨의 기를 살리는 것은 동료들의 몫이었다. KBL 재정위원회 결과를 들은 DB선수들은 벤슨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300만원을 걷어 전달했다. 여기에 이상범(49) 감독이 50만원을 보탰다. DB 김주성(39)은 “제재금이 500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도 깜짝 놀랐다. 아픔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선수들끼리 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벤슨의 평소 성품도 한몫했다. DB관계자에 따르면 벤슨은 DB에서 뛴 5시즌 동안 동료들의 경조사 등 돈을 걷어야 할 때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마음을 나눠왔다. 이번에는 동료들이 벤슨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이는 벤슨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비록 팀은 4연패에 빠져있지만, 그는 최근 2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올리면서 힘을 냈다. 다시 한 번 동료애로 똘똘 뭉친 DB는 14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4연패 탈출에 나선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