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톡톡] ‘은방울 패딩’과 보안검색 기미상궁

입력 2018-02-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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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2018평창동계올림픽 현장 취재팀이 12일 오후 6시 회의를 위해 한 ‘자리’가 아닌, 한 ‘창’에 모였습니다. 평창군 알펜시아와 휘닉스 스노 경기장, 강릉시 아이스 아레나, 스피드스케이닝 경기장 등 넓은 지역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대회 특성상 함께 모이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소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취재하는 이경호, 강산, 장은상, 고봉준 현장 기자 4명의 회의 내용을 편집 없이 있는 그대로 전합니다.

[이경호]님이 [강산][장은상][고봉준]님을 초대했습니다.


[이경호](이하 이)= “고 기자, 스노보드 클로이 김 취재는 잘 했나요? 강릉도 굉장히 추운데.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은 추위를 상상하기도 싫어지네요.”


[고봉준](이하 고)= “지금 손이 얼어서 자판도 잘 못 치겠어요. 클로이 김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오늘 방한화를 안 신고 왔는데 후회막급입니다. 1시간 동안 밖에 서 있었는데 발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픕니다. 설상 종목 관람 계획하고 있는 분들 계시면 꼭 완전무장, 특히 방한화와 털모자, 필수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알파인 스키 경기는 강풍으로 이틀 연속 연기가 됐습니다. 추위도 추위지만 바람이 더 큰 걱정이네요. 앞으로 경기 일정에는 문제가 없나요?”

[고]=“다행히 알파인 스키는 예비일이 비교적 많이 잡혀 있습니다. 경기 일정 소화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경기력은 문제입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걱정입니다. 공중에서 떠 있을 때 강풍이 불편 굉장히 위험합니다. 모두 컨디션 관리가 어렵다고 하네요.”

[이]=쇼트트랙 대표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강산](이하 강)=“분위기 정말 좋습니다. 남자 1500m 결승에서 넘어진 황대헌이 심리적인 부분이 걱정이었는데 오늘 훈련에서 웃음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그리고 최민정 선수는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세우 코치는 최민정이 체격 좋은 남자선수들과 레이스를 하는데도 멀리서 보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오늘 경기장 입장 때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들고 있었는데, 검색 요원이 ‘눈 앞에서 한 모금 마시고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혹시 커피가 아니라 독극물일 수도 있어서 예방하는 것 같습니다. 잘 하는 부분입니다. 보안검색도 처음에는 혼란이 컸는데 빨리 안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고]=“‘기미상궁’이군요^^”

[이]=“셀프 기미상궁이네요^^ 보안 검색대 군인들, 자원봉사자들 정말 고생이 많습니다.”


[장은상](이하 장)= “순수한 ‘자원봉사’의 정신이 많이 느껴집니다. 굉장히 추운데 미소를 잃지 않고 열심히 뛰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도 이러한 이유로 개회식 도중 직접 자원봉사자들을 언급하며 감사함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북한 응원단도 화제더군요.”

[강]=“북한 응원단 고위 관계자로 보이는 노신사가 입은 패딩 상표가 ‘은방울’이더군요. 한글로 ‘은방울’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은방울’이 북한에서는 최고 인기 브랜드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공식 시상식이 열리는 메달플라자는 가장 추운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 그것도 야외 시설입니다. 추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장]=“감동적이었지만 장소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정말 춥습니다. 국내 선수가 없을 경우 관중들이 얼마나 찾을까도 걱정거리입니다.”

[이]=“동계올림픽은 추위 등 여러 이유로 메달 세리머니를 다음 날 따로 특정 장소에서 하는 관례가 있는데, 실외 시설이면 이 의미를 제대로 못 살리는 것 같네요.”

평창동계올림픽의 정식 메달 세리머니는 경기 장소가 아닌 메달플라자에서 다음날 열린다. 그러나 메달플라자가 중무장이 불가피한 추운 실외에 있어 그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평창동계올림픽의 정식 메달 세리머니는 경기 장소가 아닌 메달플라자에서 다음날 열린다. 그러나 메달플라자가 중무장이 불가피한 추운 실외에 있어 그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메달플라자 만큼은 실내무대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또 하나 아쉬운 건,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한 관중들을 위해 메달 수여는 안 해도 국가 연주는 있었으면 해요. 직접 현장에서 응원한 선수가 금메달 따고 시상대에 올라 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주는 감동은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거잖아요.”

[강]=“맞아요. 그 감동은 현장에서 느껴야 하는데….”

[장]=“빙상종목 선수들의 경우 강릉에서 평창으로 이동해 메달을 받은 뒤, 다시 강릉으로 이동해야 하니 분명 불편한 점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개막식은 하늘이 도와 추위가 덜했는데 앞으로 이어질 메달 시상식도 부디 강풍과 큰 추위 없이 열려 관중들이 좀 더 편안하게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모두 수고하고, 또 만나요.”

평창·강릉 | 스포츠동아 올림픽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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