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을 위한 마리끌레르 영화제가 7회째를 맞이했다. 올해에는 총 29편의 영화가 축제를 만든다. 패션 매거진 마리끌레르가 만드는 영화제는 그 동안 국적과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취향을 아우르는 영화를 상영작으로 선정해 왔다.
제7회 마리끌레르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심리 복수 스릴러 '킬링 디어'는 '더 랍스터'로 기묘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 바 있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성공한 외과 의사 스티븐(콜린 파렐)과 그의 가족에게 미스테리한 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화목했던 이들 가족의 삶은 소년으로 인해 균열이 가고, 균열은 점점 이들 가족을 비극적인 운명으로 몰아간다. 여전히 진화하는 배우인 니콜 키드먼과 콜린 파렐, 그리고 '덩케르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신예 배리 케오간이 쫄깃한 스릴러를 완성한다.
폐막작으로는 지난 제 75회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 드라마 영화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한 영화 '쓰리 빌보드'가 선정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어느 살해된 딸의 어머니는 살인범을 잡고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 경찰의 무능함을 비난하는 세 개의 광고판을 내건다. 사람들은 불의에 맞서기 보다는 마을의 평화를 지키고 싶어 하고 이로 인해 어머니는 경찰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도 투쟁해야 한다. 영화는 가볍지 않은 소재를 적절한 무게감을 유지하며 블랙 코미디로 풀어간다. 프란시스 맥모맨드와 우디 해럴슨 등 출연 배우들의 명불 허전 연기가 영화의 몰입도를 더 높여준다.
여성 패션 매거진이 만드는 영화제이니 만큼 올해 마리끌레르 영화제는 여성 영화인들에게 보다 더 집중했다. 일본 영화감독인 가와세 나오미 특별전에는 일본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앙: 단판 인생 이야기',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와 시각 장애인을 위해 영화 해설을 쓰는 여자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빛나는', 그리고 자연과 삶,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를 상영한다. 한국 영화의 미래가 될 세 여성 배우들의 독립 영화 세 편도 준비했다. 마리끌레르는 2018년에 주목하면 좋을 여성 배우, 이솜, 이수경, 전여빈에 주목했고 이들의 작품인 '소공녀'와 '용순', '여자들'을 상영한다.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자벨 위페르가 지킬과 하이드를 연기하는 '미세스 하이드',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반려견과 함께 LA로 떠나는 '스탠바이, 웬디', 브라질 국민가수 엘리스 헤지나의 짧지만 뜨거웠던 삶을 그리는 '엘리스 헤지나' 등 오랜 고민 끝에 선정한 상영작들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제7회 마리끌레르 영화제 개막식은 2월 22일 CGV청담씨네시티 엠큐브 관에서 저녁 7시에 열린다. 영화제 개막식에는 배우 안성기, 하정우, 정우성, 엄지원, 김규리, 이솜, 이수경, 전여빈 등과 장준환 감독, 허진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찾을 예정이다.
올해로 7회째인 마리끌레르 영화제는 극장에서 상영될 기회가 많지 않고 이미 개봉했지만 아쉽게 보지 못한 영화들, 혹은 유명하진 않지만 보석 같은 영화들을 통해 누구나 즐거움과 위안을 느낄 수 있는 영화제를 지향한다.
제7회 마리끌레르 영화제는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다. 총 29편의 상영작에 대한 자세한 소개 및 프로그램 정보는 마리끌레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영화 예매는 마리끌레르와 CGV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