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조선명탐정3’ 김명민 “코믹연기? 처음엔 반신반의”

입력 2018-02-18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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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조선명탐정’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반신반의를 했어요. 제가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저 자신도 몰랐거든요. 그게 벌써 7년이 지났네요. 이제는 헛똑똑이 매력을 지닌 김민이 좋아요. 뾰족하게 날 선 캐릭터를 도맡았던 제가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캐릭터기도 하고요.”

7년간, 세 작품에서 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김명민은 해냈다.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이 1탄과 2탄에 이어 나쁘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 시리즈물이 많이 없는 충무로에 이런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김명민은 “무엇보다 1탄부터 함께한 스태프들과 계속 작업을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라고 말했다.

“아마 귀가 닳도록 들으셨겠지만, 저희 현장 분위기가 무척 좋아요.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1편부터 함께 해서 그런 것 같아요. 분위기가 좋아서 아무도 안 나가요. 정원이 없어요, 없어.(웃음) 예전에 막내였던 친구가 이제는 세컨드, 퍼스트이고, 세컨드였던 친구가 자기 작품으로 입봉을 한 것을 다 봤으니까. 세월을 함께 보내며 성장한 것 같아요. 아 물론 노화도 되고. 하하.”

김명민이 7년 동안 ‘조선명탐정’시리즈를 촬영하면서 “연기에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은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1탄에서는 어느 정도 간을 보고 연기했다면, 2탄에서는 원 없이 연기를 펼쳤고 3탄에서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연기를 했다고. 그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스태프들과 배우들끼리도 마음이 척척 맞아 촬영 대본 없이 자유로운 연기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자신의 여러 가지 생각을 내며 작품의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그는 “앙큼하게 수염이 살짝 올라가는 CG라든가 의상에 브로치를 더하는 등 장면마다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편”이라며 “여자를 좋아하고, 허세 부리기를 좋아하는 김민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스태프들과 많은 논의를 한다”라고 말했다.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요. 그러다가도 화면 안에 들어가면 이 역할은 누구보다 잘 할 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합니다. ‘김민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마음으로요. 저의 첫 번째 관객은 바로 스태프거든요. 그 사람들을 설득시켜야 진짜 관객들에게 내 연기가 전달될 거라 생각해요.”

‘조선명탐정’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김명민은 의리를 지키기도 했다. 그는 “나름 지조를 지켜왔다. 1탄 이후로 내게 그런 웃긴 명탐정 캐릭터가 많이 들어왔었다”라며 “하지만 거절했다. 이런 캐릭터를 여기저기서 써먹는 건 나 스스로에게도 용납이 되지 않는데다가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더라. 앞으로도 화면에서 보이는 김민의 캐릭터를 다른 작품에서도 하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김민’일 때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새로 들어온 김지원과의 연기호흡은 어땠을까. 김명민은 “김지원의 전작을 많이 못 봤다. 그런데 단아하면서도 털털한 면들이 ‘월영’ 캐릭터와 딱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라며 “또 전편 여배우들의 분량과 다르게 너무 많아서 부담이 됐을 텐데 너무 잘 해냈다”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전작에 나온 한지민과 이연희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하세요. 하지만 비교가 불가능한 이유는 분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죠. 전작에서 여배우들은 김민과 서필의 반대편이었다면 김지원은 우리와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리고 또 김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기에 존재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또 김지원이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내실 있는 영화가 만들어졌어요. 그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매년 설 연휴에 개봉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조선명탐정’ 시리즈다. 3편을 통해 관객들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또 우리는 4편을 기대해도 되는지 묻자 김명민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는다면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찍고 싶다”라며 “하지만 오달수와 감독님 그리고 나까지 세 명이 다 함께 하지 않는다면 안 할 생각이다”라고 명쾌하게 답하기도 했다.

“제가 어렸을 때, 명절이 되면 외화 시리즈를 많이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 때는 TV에서 외화를 많이 틀어줬으니까요. 제 나이 또래 분들은 ‘조선명탐정3’을 보시며 그런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가족들과 명절에 영화를 보러 많이 가시니까 보시기에도 적절한 영화이기도 하고요. ‘조선명탐정’ 4탄이요? 올해가 8년 차니까 10년차까지는 거뜬하지 않을까요? 체력보다는 입담으로 즐겁게 해드리면 안 될까요?(웃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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