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오달수 “내가 천만요정? 운이 좋을 뿐이죠”

입력 2018-02-18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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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요정’이요? 농담으로 듣고 있어요. 그냥 제가 운이 좋은 거죠.”

배우 오달수는 이렇게 답했지만 아마 그가 충무로의 ‘천만요정’인 것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변호인’, ‘도둑들’, ‘국제시장’ 등을 비롯해 올해 ‘신과 함께-죄와 벌’ 등 한국영화 중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 중 절반은 오달수가 참여한 작품이다. 마치 요정이 마법이라도 부린 듯, 그가 출연하는 작품은 관객들이 주목한다.

하지만 오달수는 “잘 될 작품이 잘 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은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뭐, 쫄딱 망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하하.”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비밀’(2015) 이후 3년 만에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로 돌아온 오달수는 이번 시나리오를 보며 “드라마가 있어서 좋더라. 1편, 2편은 코믹한 탐정물이었다면 3편은 관객들이 또 다른 감정으로 이 영화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슬펐어요. 또 감동적이라고 해야 하나. 무조건 슬프다고 좋은 건 아니니까요. 우리 영화에 드라마를 살린 건 김지원 씨 공이 크죠. 평소에 아무 말 없던 친구가 그 정도로 에너지를 뽑아낼 줄은 몰랐어요. 연기하면서 참 힘들었을 텐데 대단하죠.”

새로운 얼굴인 김지원이 드라마를 맡았다면, 오달수는 단연 코믹을 맡는다. 이번에는 그가 출연했던 ‘올드보이’의 일명 ‘장도리 액션’ 패러디를 하기도 했다.

“‘올드보이’ 찍을 때, 저는 최민식 형님한테 이 뽑히는 역할이었어요. 그 때 민식 형님이 그 장면을 17시간을 찍으셨어요. 그 때 스턴트 배우 분들도 코뼈가 부러지고 내려앉았었죠. 그렇게 형님이 고생해서 찍은 걸 저는 그냥 거저먹은 것 같아요. 테이크 세 번 찍고 오케이를 받았으니까요. 그래도 그 장면에 음악도 넣고 하니까 옛 생각이 나더라고요. 최민식 형님이 아시냐고요? 아직 모르실 겁니다. 하하.”


극중에서 늘 감초 같은 역할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오달수의 연기는 늘 새롭다. 비슷한 역할이라 자칫 식상해보일 수 있다는 평을 받을 수 있지만 그는 코믹 연기는 매번 다르다. 특히,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는 그의 전작들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오달수는 “이 작품은 내가 가장 과장되게 연기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최대한 슬랩스틱에 가깝게 촬영을 해요. 웃기는 연기도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조선명탐정’의 서필은 최대한 과장되게, 만화처럼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서필 연기를 하면 마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죠. 경계선을 넘어버리면 자칫 삼류 연기로 보일 수 있거든요. 연기를 함에 있어서 굉장히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이 ‘조선명탐정’ 시리즈예요.”

2011년을 시작으로 7년 동안 3편의 시리즈물이 나왔다. 충무로의 독보적인 한국형 시리즈물로 자리 잡은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개봉이 될 때마다 다음 편이 나올 것인지에 대해 늘 언급이 되곤 한다. 이에 대해 오달수는 “4편을 찍게 된다면, 5편까지 같이 찍자고 말했다. 우리도 나이가 먹으니 그게 효율적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우리가 체력이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고 영화가 식상해져서 더 이상 만들 필요가 없을 경우가 아니라면 책임지고 끌고 갈 의무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김명민 없이는 안 하죠. 하하.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힘들기도 할 거고 ‘김민’ 없는 ‘서필’이 있으면 뭐합니까? ‘조선명탐정’에서 김명민은 제게 없어서 안 될 존재예요.”


앞서 말했듯, 충무로에서 오달수는 ‘천만요정’으로 통한다. 지난해에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이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1987’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좋은 작품이라 결과도 좋은 것”이라고 답한 그에게 좋은 작품을 어떻게 고르는지 묻자 “냉정한 평가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하는 배우와 감독님을 보기도 하지만 시나리오를 가장 냉정하게 읽어요. 제 출연여부와는 상관없이요. 그래야 저도 한 명의 관객이 된 것처럼, 객관적으로 작품을 볼 수 있거든요. 그런 작품 중 제게 감동을 주면 끌리는 거죠.”

그렇게 작품을 택하면 오달수는 작품과 끝까지 가는 게 의무라고도 말했다. 작품이 개봉하면 오달수의 하루 일과 중 하나는 박스오피스를 살피는 일이라고. 매일 영화진흥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의 작품의 성적을 체크하며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이유를 물으니 작품을 향한 배우의 당연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답했다.

“제가 연기하고 개봉만 시켰다고 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가져야할 애정과 관심이 아닐까요. 직장인에게 애사심이란 게 있다면, 배우에게는 연기와 작품이 일종의 애사심인 것 같아요. 아니, 애증인가?(웃음) 이번 ‘조선명탐정’ 시리즈도 박스오피스 체크해야죠. 관객 분들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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