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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8위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전체 10개국이 참가한 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 컬링 대표팀은 21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예선 8차전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팀에게 11-2 대승을 거뒀다. 예선 전적 7승1패로 10개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덴마크전 결과와 상관없이 1위를 일찌감치 확정하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한국 여자 컬링이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은 4년전 소치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10개 참가국 중 세계랭킹이 하위권임에도 돌풍을 이어가며 마침내 조 1위까지 손에 넣었다. 김은정 스킵과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팀을 이룬 한국은 OAR(세계랭킹 3위)에 낙승을 거두며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세계랭킹 1~5위(캐나다~스위스~OAR~영국~스웨덴)를 모두 격파하는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한국은 OAR전에서도 득점이 불리한 선공을 잡은 1~3엔드에서 9점을 올리는 등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OAR은 4엔드와 6엔드 1점씩을 따라 붙었지만 이미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추격이 힘들다고 판단되자 6엔드 종료 후 패배를 인정하며 악수를 청해 경기는 조기 종료됐다. 1위를 확정한 뒤 김민정 감독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준결승부터가 중요하다”며 “더 차분하게 하도록 할 것”이라며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여자 컬링은 10팀이 예선에서 모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4강 진출 팀을 가린다. 4강을 가려 예선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준결승전을 치른다. 준결승은 23일 예정돼 있다. 우리 대표팀은 5명 구성원 중 4명이 의성 출신인데다, 5명 모두 김씨라 ‘의성 마늘 자매’, ‘김씨스터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이번 대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유력 언론도 이번 대회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의 선전을 주목할 정도다.
한편 여자 컬링 세계랭킹 1위 캐나다는 충격적인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이날 예선 8차전에서 영국에 5-6으로 패해 3승5패를 기록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캐나다 여자팀은 컬링이 올림픽 정식 총목으로 채택된 1998나가노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이전까지 열린 5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한 최강팀이었다. 캐나다는 예선 1차전에서 한국에 6-8로 패하며 흔들렸고, 결국 캐나다 여자 컬링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라는 좌절을 맛보고 말았다.
강릉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