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마 권순태. 스포츠동아DB
6개월 부상 공백 딛고 일본생활 적응 끝
일본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의 골키퍼 권순태(34)는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수원삼성을 맞아 데얀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선방 쇼를 펼치며 팀의 2-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날 활약은 큰 의미가 있었다. 권순태는 “(조별리그)1∼2차전은 미리 출전명단이 정해져있었다. 수원전에 출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 경기만 생각하면서 준비해왔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가시마 권순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아쉬운 부상, 새로운 자극제
지난해 정든 전북현대를 떠나 가시마에 새 둥지를 튼 권순태는 시즌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는 이미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상태였다. 결국 한 시즌 동안 고작 12경기를 출전하는 데 그쳤다. 스스로에게 실망한 시즌이었다. 그는 “부상을 당해 6개월이란 시간을 통째로 날렸다. 내 잘못으로 생긴 부상이고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가치가 빛난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부상으로 인한 시련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권순태는 “새 시즌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만큼 매일 훈련 때마다 더 욕심을 냈다.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훈련에 집중했다. 부상으로 잃어버린 6개월의 시간이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가시마 권순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일본 생활, 외로움 느낄 틈 없어
권순태는 성격 좋고 정 많기로 유명하다. 2006년 전북 입단 이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왔기 때문에 낯선 팀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을 법도 했지만, 정 많고 성격 좋은 그는 쉽게 동료들과 어울렸다.
권순태는 “해외생활이 처음이기도 했지만 프로에 있는 동안 전북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늘 정해진 틀 안에서 생활해왔다. 이적을 하니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즐겁게 받아들였다. 내가 먼저 다가가니까 동료들도 거리낌 없이 잘 대해줬다. 통역에게 일본어도 조금씩 배우고 있다. 동료들도 잘 알려준다. 모르던 말을 새로 알면 노트에 적어놨다가 ‘이게 맞느냐’며 물어보면 동료들이 재밌게 가르쳐준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아주 재밌게 생활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