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우리은행 김정은 “다들 나 때문이라도 꼭 우승한다고”

입력 2018-02-23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은행 김정은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안고 있지만 프로데뷔 이후 첫 우승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 FA로 이적한 새 팀에서 이를 악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첫 우승 향한 집념…무릎 통증 투혼 불사
“위기 극복 남달라…동료들한테 많이 배워”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포워드 김정은(31)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원 소속팀 KEB하나은행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나머지 5개 구단이 일제히 김정은 영입에 나섰다.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전성기에서 차츰 내려오는 상황이었지만, FA영입이 쉽지 않은 여자프로농구 무대에서 김정은은 여전히 매력적인 득점원이었다. 많은 구단의 러브콜을 뒤로한 채 김정은이 우리은행을 택한 이유는 바로 우승하기 위해서였다.

5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빛나는 우리은행은 센터 양지희(34)의 은퇴로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김정은은 2005년 신세계(현 KEB하나은행)에 입단해 여자프로농구 정상급 선수로 활약해왔지만, 약한 팀 전력 탓에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우리은행 김정은. 스포츠동아DB


우리은행은 오프시즌의 훈련강도가 높기로 유명한 팀이다. 5시즌 연속 챔피언이 되면서 훈련강도가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타 팀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우승을 위해 우리은행 이적을 결심한 김정은이었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견디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말해 오프시즌 훈련 때는 우리은행 이적을 후회했다”며 웃었다.

일단 정규리그 우승 문턱까지는 왔다. 우리은행은 시즌 개막 2연패를 당했지만, 박혜진(28)∼임영희(38)∼김정은 트리오, 외국인센터 나탈리 어천와(26)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김정은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시즌 종료 후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첫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는 중이다.

김정은은 “박혜진이나 임영희 언니는 개막 때만해도 ‘무조건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 때문인지 요즘에는 후배들과 함께 ‘꼭 우승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둘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을 치르면서 느낀 것인데 다른 팀이었다면 무너질 경기가 몇 차례 있었지만 우리은행은 그 고비를 넘어서는 힘이 있었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영희 언니와 혜진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이젠 우리은행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위성우)감독님께 호되게 혼날 때 잠깐씩은 후회하기도 하지만…(웃음) 감독님의 본심을 알기에 잘 버티고 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아프다거나 몸이 좋지 않다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잘 이겨내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