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청주대 총장 “성추행 무관용 원칙”…조민기 측 “심각성 인지” (전문)

입력 2018-02-23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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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총장 “성추행 무관용 원칙”…조민기 측 “심각성 인지”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 여학생 성추행 의혹을 받는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가 연극학과 교수직(정년트랙 부교수)을 사임한 가운데 정성봉 청주대 총장이 공식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평의회의 성명 이후 하루만이다.

정성봉 청주대 총장은 23일 성명을 통해 “우리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의 불미스러운 일로 커다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뼈아픈 반성과 함께 대학구성원들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0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이 접수된 이후 대학당국은 조병기(조민기 본명) 교수의 수업 및 학과행사 참여를 즉각 배제시키고 양성평등위원회 조사와 교원인사위원회, 이사회 의결, 징계위원회 결정을 거쳐 중징계를 내리는 등 학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관련학과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피해학생 보호와 사건충격도 완화를 위한 조치도 즉각 시행했다. 그러나 이번 일련의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다시 한번 책임을 통감하며, 학생들에게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학생을 보호하겠다. 그리고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충격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으며,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 대학은 이번 사태의 피해학생을 철저히 보호하고 차후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아울러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관련기관 및 관계자분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청주대 교수평의회는 역시 성명을 통해 “연극학과 조병기 교수 성추행 사건이라는 참담한 사태를 맞아 청주대 교수평의회는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들을 대표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과 학생, 학부모, 동문 그리고 국민 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수 사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당국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이는 결코 조병기 교수와 학생 개인 간 진실 공방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그 동안의 학교 측 대응에 미진한 점은 없었는지를 반성하고 수사 당국에 대한 고발, 관련 자료 공개, 학생의 2차 피해 방지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지 청주대의 명예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대학의 존립 이유는 인간적 가치를 계발하고 함양하는 데 있음은 두 말 할 나위도 없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 내부에서 비인간적 권력 관계에 의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비윤리적 일이 일어났다면 그 책임을 스스로에게 엄중히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배움의 장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범죄가 일상적으로 발생했고 그 상황에서 학생 개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교의 책임이다. 더욱이 나이 어린 여학생들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면 그 어떤 질책과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교를 대표해 직접 당사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청주대 교수평의회도 학교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당사자들과 학생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주대 측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반면 조민기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수사기관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조민기는 앞서 20일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임을 주장했다. 소속사는 “기사화된 내용 및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다.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초부터 학교 내에 조민기에 대한 확인 안 된 구설이 떠돌기 시작했으나, 피해자도 없이 떠도는 소문이라 처음에는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후 관련 내용이 익명 신문고를 통해 대학 측에 알려지게 됐고, 불특정 세력으로부터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은 조민기는 결백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 진행 여부도 생각하였으나, 가장 먼저 이로 인해 상처를 입을 가족들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과 상대방이 학생이라는 점을 고민하여 최대한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을 해주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 선배로서, 또 교수로서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과 자책감을 느껴 바로 사표를 제출하였으나,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 후에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류하다 이후로도 신문고 내용의 피해자와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져 현재는 사표가 수리된 상황이다. 위와 관련된 학교 측의 조사 중,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은 조민기는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보도된 학교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학교측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또 소속사는 “이미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하고자 책임을 지고 강단에서 내려온 조민기에게 연예인이라는 점을 악용, 의도적인 악성 루머를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양산한다면 한 가족의 가장에게, 또한 한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위법행위에 대하여는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고자 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한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조민기 역시 이후 인터뷰를 통해 반복적으로 억울함을 이야기했다. 그가 20일 JTBC ‘뉴스룸’을 통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며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21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10’과의 인터뷰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팔자에도 없는 교수한답시고 앉아 있으면서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아,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 싶어 진술서를 쓰면서 1차 사표를 제출했다”며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그런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같은 날 ‘뉴스룸’에서 “내 딸과 같이 너희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조민기가 입을 열수록 논란이 증폭된다. 조민기의 인터뷰를 참을 수 없었던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자 연극배우 송하늘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20일 밤 SNS 계정을 통해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학교 선·후배가 지난 수년간 겪어내야만 했던 모든 일들은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 나는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나서기 너무 두려웠고 지금 이 순간에도 두렵지만 이 논란이 잠잠해지면 어디에선가 또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처럼 두려워하며 지낼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글을 적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민기 교수는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몇 번 씩 청주에 수업하러 오는 날 밤이면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 워크샵이나 오디션, 연기에 관한 일로 상의를 하자는 교수의 부름을 거절 할 수 없었던 어린 학생들은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셨다. ‘안 가면 되지 않느냐’, ‘피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만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를 하거나, 선배를 통해 연락을 하거나, 함께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왔기에 결국은 그 자리에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혼자 그 자리에 가지 않기 위해 학우들에게 연락해 동행하곤 했다. 친구와 같이 그 자리에 가는 것, 혼자 가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학과 내에서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소속사가 진화에 나섰다. 우선 조민기의 차기작 OCN 새 오리지널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를 결정한 것. 소속사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은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 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추가 폭로는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다. 게시판에 따르면 작성자는 “나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다. 그리고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라며 “터질 것이 터졌구나 싶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다. 4년간 대학생활을 하며 제가 봐온 조민기 교수라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충격적인 2학년 재학 시절을 떠올렸다. 작성자는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또 올라가게 됐다. 조민기 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했고 맨정신의 나, 그리고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다”며 “소파에 앉아있는 날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내 엉덩이에 갖다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 소름이 끼친 나는 다리를 소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나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나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민기를 향한 연이은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수사기관도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측은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청주대 여대생 성추행 의혹을 내사 중이다. 온라인에 게재된 내용과 자료 등을 파악하고 있다.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관련 사실에 대해 아직 정확성을 파악하지 않은 만큼 학교 측 자료를 참고하고 필요하다면 참고인 조사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리 역시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고소 등 수사기관에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는 없다. 따라서 최대한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연이은 폭로가 이어지자, 소속사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다고 밝혔다. 소속사 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이번 논란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문제 파악에 나섰다. 우리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다만, 배우를 관리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진위 여부를 언급하기 어렵다. 배우(조민기)가 성실히가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배우 역시 이번 일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추가 입장은 경찰 조사 등 윤곽이 나온 뒤에야 다시 한번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사 결과를 막론하고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모든 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청주대학교 총장 성명 전문>

우리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의 불미스러운 일로 커다란 물의를 빚은데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뼈아픈 반성과 함께 대학구성원들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지난해 10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이 접수된 이후 대학당국은 조병기 교수의 수업 및 학과행사 참여를 즉각 배제시키고 양성평등위원회 조사와 교원인사위원회, 이사회 의결, 징계위원회 결정을 거쳐 중징계를 내리는 등 학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한 관련학과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피해학생 보호와 사건충격도 완화를 위한 조치도 즉각 시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련의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다시한번 책임을 통감하며, 학생들에게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학생을 보호하겠습니다. 그리고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책을 시행하겠습니다.

첫째,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담 기구를 상설화하여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성 관련 문제 발생을 근절하겠습니다.

둘째,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과 <성희롱·성폭력 방지 매뉴얼>이 더욱 철저하게 준수되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교수와 직원, 학생 등 구성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근절에 대한 상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곧 열리는 전체교수회의에서 성폭력·성희롱 방지 교육을 전체 교원 대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충격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하여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으며,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사과 드립니다. 대학은 이번 사태의 피해학생을 철저히 보호하고 차후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관련기관 및 관계자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2018. 2. 23. 청주대학교 총장 정성봉


<다음은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 사과문 전문>

청주대 연극학과 조병기 교수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 사과문

연극학과 조병기(예명: 조민기) 교수 성추행 사건이라는 참담한 사태를 맞아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는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들을 대표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과 학생, 학부모, 동문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수 사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학교 당국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합니다. 이는 결코 조병기 교수와 학생 개인 간 진실 공방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그 동안의 학교 측 대응에 미진한 점은 없었는지를 반성하고 수사 당국에 대한 고발, 관련 자료 공개, 학생의 2차 피해 방지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지 청주대학교의 명예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존립 이유는 인간적 가치를 계발하고 함양하는 데 있음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사회 내부에서 비인간적 권력 관계에 의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비윤리적 일이 일어났다면 그 책임을 스스로에게 엄중히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배움의 장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범죄가 일상적으로 발생했고 그 상황에서 학생 개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교의 책임입니다. 더욱이 나이 어린 여학생들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면 그 어떤 질책과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교를 대표해 직접 당사자분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도 학교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당사자분들과 학생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8. 2. 22.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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