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현승. 사진제공|KBO
이현승은 2015~2016시즌 두산의 믿음직한 마무리였다. 2016년에는 개인 통산 최다인 25세이브도 올렸다. 2017시즌에는 보직이 자연스레 바뀌며 주로 7~8회 투입됐다. 시즌 중반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지만 스스로 “더 이상 1군 엔트리를 자연스럽게 생각 할 수 없다”며 뛰고 또 뛰고 있다.
이현승은 26일 두산의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 히사미네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투구 폼에서 나온 공은 정확했고 날카로웠다. 겨우내 어떻게 캠프를 준비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현승은 “야구는 나이가 아니라 실력이라는 점을 매일 깨닫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이름도 커리어도 나이도 아닌 실력이다. 믿음을 줘야 코칭스태프가 날 선택한다. 지난해 많은 것을 느꼈다. ‘앞으로 몇 해나 더 던질 수 있을까’그런 질문도 스스로 했다”며 “프로에 입단 한 이후 가장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캠프에 왔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공을 던지고 있다. 몇 회에 투입되는지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더 이상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다는 자체가 행복이다. 궂은 일을 맡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밝고 유쾌한 성격의 이현승은 두산 투수진 전체를 활기차게 이끌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베테랑 투수가 체력훈련에서도 20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자세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현승은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제 학부형이다. 유치원 졸업식도 가지 못했고 학교 입학식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할 뿐이지만 그 시간을 캠프에서 보내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간절하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미야자키(일본)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