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친정 조우 류중일 감독 “가슴이 벌렁벌렁하네”

입력 2018-02-26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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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LG 트윈스

일본 오키나와에선 KBO리그 6개 구단이 한창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를 비롯해 롯데, SK, LG, 한화, 삼성 등이다. 26일부터는 6개 구단끼리 연습경기에 돌입했다. 3월 8일까지 총 17경기를 치른다. 일명 ‘오키나와리그’의 첫 날인 26일에는 삼성이 베이스캠프를 차린 아카마구장으로 LG, SK가 둥지를 튼 구시카와구장으로 롯데가 방문해 나란히 연습경기를 벌였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곳은 아카마구장이었다.

연습경기지만 원정팀으로 아카마구장에 들른 LG 류중일(55) 감독은 곧장 삼성 김한수(47) 감독을 찾았다. 삼성 프런트와도 반갑게 악수를 주고받은 뒤 김 감독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비록 낯설고 물선 이국에서지만, 류 감독에게는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이번이 첫 친정나들이였다.

아카마구장은 류 감독에게 너무도 친숙한 장소다. 지난해까지 선수, 코치, 감독, 고문으로 30년을 보낸 삼성맨이기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면 늘 그의 땀방울이 아카마구장에 뿌려졌다. 다만 이날은 홈팀 덕아웃이 아니라 원정팀 덕아웃에 앉았다. 또 한참 후배임에도 홈팀 사령탑이기에 류 감독이 먼저 김 감독을 찾아가 악수를 청했다. 코치와 선수로 사제의 연을 맺기도 한 두 사람이 올 2월 오키나와에선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난 것이다.

류 감독은 정든 친정식구들을 만난 뒤 “가슴이 벌렁벌렁하네”라는 한마디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제 국내로 돌아오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동안 수도 없이 삼성과 마주친다. 오키나와를 떠나기 직전인 다음달 7일에도 아카마구장에서 삼성과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펼친다. 이제는 친정을 떠나 LG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둔 류 감독이다. 삼성에서 이룬 전무후무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추억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한편 경기는 삼성의 9-7 승리로 끝났다. LG에선 입단 후 첫 실전 홈런을 신고한 김현수가 돋보였다. 삼성 새 외국인투수 팀 아델만은 선발등판해 최고 구속 145㎞를 찍으며 3이닝 4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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