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베테랑’ 이동국, 세월과 클래스는 비례하지 않는다!

입력 2018-03-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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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1 2018‘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이동국이 선취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진정한 베테랑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역할이 주어지든 십분 역량을 발휘해 조직에 힘을 실어준다.

K리그1(클래식) ‘절대 1강’ 전북 현대의 이동국(39)이 딱 그런 케이스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전은 아무래도 버겁다. 2006·2016년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 획득과 K리그1 정상 유지를 목표로 한 전북 최강희 감독은 막강 전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국내·외 최상급 자원들을 꾸준히 데려왔다.

그러나 쉴 새 없이 흘러가는 세월에도 이동국의 클래스는 변하지 않는다. ‘혹시나’ 기대는 여지없이 최고의 결실로 돌아온다. 이동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공식 개막전에서 교체 투입 1분 만인 후반 16분, 이재성의 코너킥을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통산 203호골.

전북 이동국.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같은 시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가 0-0(최종 전남 2-1 승리)무득점으로 진행된 터라 그의 골의 2018 K리그의 첫 축포로 기록됐다. K리그 대표 베테랑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40분 문전으로 침투하던 한교원에게 볼을 흘려줘 추가골까지 끌어냈고, 전북은 결국 2-0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지난 시즌 K리그 30경기에서 10골·5도움을 올린 이동국은 개인통산 200골에 70(득점)-70(도움) 클럽에 가입해 명성을 떨쳤고, K리그 새 시즌도 1골·1도움으로 기분 좋은 첫 걸음을 뗐다.

의미 있는 출전기록도 세웠다. 이동국은 울산전을 통해 ‘전북맨’으로서 최다출전 타이기록을 찍었다. 정규리그~FA컵~ACL~클럽월드컵을 모두 합쳐 358경기에 나섰다. 이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최진철 경기위원장과 동률이다. 이동국은 K리그 283경기에 출격했고, ACL 59경기와 FA컵 15경기를 뛰었다. 클럽월드컵 출전은 1회.

올해 전북은 세 경기를 치렀는데, 이동국은 매 경기 교체로 들어가 골 맛을 봤다.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ACL 조별리그 홈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려 전북의 3-2 대역전극을 진두지휘했고, 지난달 20일 킷치SC(홍콩) 원정에서도 1골을 넣어 6-0 쾌승에 힘을 보탰다. 대회 개인통산 35골. 이날 울산전은 국제무대에서의 골 폭풍을 국내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알린 무대가 됐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1 2018‘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이동국이 추가골을 넣은 한교원(오른쪽)을 축하해주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그러나 이동국은 만족하지 않는다. “위치 선정이 좋았지만 운도 따라줬다”고 겸손해한 그는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다음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됐다. 꾸준히 교체 멤버로 득점하는 건 쉽지 않은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컨디션 조절이 잘 됐다. 앞으로 더 기대해도 좋다”고 주먹을 쥐어 보였다.

2009년부터 아름다운 전북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최 감독도 “몸 상태를 보면 선발 출전도 가능하지만 아직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당장 다음 주부터 주중~주말 스케줄이 예정돼 있다”며 현재 김신욱-아드리아노로 짜여진 최전방 조합을 달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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