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클립] ‘그것이 알고싶다’ 대한청소년개척단 묻힌 진실 파헤친다

입력 2018-03-02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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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대한청소년개척단 묻힌 진실 파헤친다

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한청소년개척단’에 대해 묻혀있던 진실을 파헤쳐보는 시간을 갖는다.


● 사회에서 수거된 ‘불량 국민’? - 50년 동안 숨겨졌던 대한청소년개척단

제작진에 따르면 1961년, 충남 서산의 어느 작은 마을. 그곳에는 마을 사람들조차 쉬쉬하는 괴담이 떠돌고 있었다. 어스름한 밤이면 시신을 들것에 실어 나르는 발자국 소리와 철조망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마을을 공포에 떨게 했다. 목숨을 걸고 철조망을 넘은 사람들은 어김없이 끌려들어가 들것에 실려 나와야 했던 그곳은 1961년 대한민국의 치외법권 지역, 이름조차 낯선 ‘대한청소년개척단’이었다.

1961년 5.16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은 거리의 부랑아 등에게 갱생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들을 사회로부터 강제로 치우는 사회명랑화 사업을 시작한다. 공권력은 거리를 배회한다는 이유로, 퇴근길이 늦었다는 이유로, 그리고 단지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고한 시민들을 속칭 ‘후리가리’(경찰의 일제 단속 등 실적을 위해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 오는 속어)했다.

영문도 없이 끌려온 이들은 수용소와 다를 바 없었던 서산의 폐염전에 갇혀 밤낮으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허기와 고된 노역, 폭력까지 이들은 하루하루 비참함을 견뎌야만 했다. ‘창살 없는 감옥’, 강제 노역 수용소와 같았음에도, "짐승만도 못했던 삶을 견뎌야 했다."던 개척단원들은 50년의 세월 동안 국가에 속고 또 속았다고 말한다. 그들이 겪은 고난과 땅에 대한 진실은 왜 묻혀왔던 것일까.


● ‘인간재생공장’은 없었다! - 피 맺힌 땅에도 봄은 오는가

당시 군사정권은 대한청소년개척단을 부랑아와 깡패, 윤락여성들에 대해 지난 과오를 잊고 국가재건사업에 참여시키는 소위 ‘인간재생공장’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한 125쌍의 합동결혼식도 홍보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합동결혼식은 정부에 의한 강제결혼이었고, 모든 개척단원들이 부랑아와 윤락 여성은 아니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속아서 혹은 강제로 잡혀 왔다. 군사 정권의 정책 홍보와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결혼을 강요당했던 20대의 젊은 여성들은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한 맺힌 한숨만 지을 뿐이다.

왜 이들은 50년 세월 동안 비인간적인 폭력과 노역을 감내해야 했을까? 개척단원들은 그 이유를 이곳에서 조금만 견디면 개간한 땅을 나눠 준다는 정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구나 먹고살기 힘들었던 그 시절 내 땅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비참한 생활을 인내할 희망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척단원들이 맨손으로 일군 개척지에서 막 싹이 트기 시작할 때, 정부는 개척단원들에게서 그 땅을 다시 가져갔다. 권리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매번 재판에서 국유지라서 줄 수 없다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의 약속을 믿고 청춘을 바쳐 땅을 일궜지만 또다시 국가는 이들을 외면했다. 개척단원들은 정부의 홍보물로 만들어진 자신들이 또다시 정부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한다. 군사정권이 만들고 사회가 묵인했던 대한청소년개척단, 이제라도 50년 묵은 하소연에 귀 기울일 수는 없을까.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960년대 사회 명랑화 사업으로 진행된 ‘대한청소년개척단’에 대해 묻혀있던 진실을 파헤쳐보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개척단원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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