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떠난 한화, 1루 대체자 경쟁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8-03-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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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백창수(오른쪽).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마음 속에선 이미 결정했다.”

한화 한용덕(53) 감독은 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열린 SK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2018시즌 전력 구상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시즌이 평년보다 이른 이달 24일로 개막하고, 시범경기 일정이 짧아짐에 따라 10개 구단 감독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베스트 9’을 결정하지 못한 팀은 더욱 바쁠 터다. 한화도 그런 팀 가운데 하나다. 특히 부동의 4번타자이자 주전 1루수인 김태균(35)의 부담을 덜어줄 대체자원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일단 1루수 훈련을 병행하던 주장 최진행(33)이 좌익수에 전념키로 하면서 최종 후보군을 세 명으로 추렸다. 이성열(34)과 백창수(30), 장진혁(25)이 그들이다. 한 감독은 이들을 번갈아 연습경기에 내보내면서 다양한 포메이션을 실험하고 있다.

한화 김태균.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1루 대체자원 찾기에 열 올리는 이유

한화는 지난 2년간(2016~2017시즌) 적어도 1루수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김태균과 일본프로야구 무대(한신)로 떠난 윌린 로사리오(29)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이 번갈아 1루와 지명타자를 맡다 보니 그만큼 체력 안배가 가능했고, 부상 등의 변수에도 대처하기가 수월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김태균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 1루 수비를 책임질 인물이 마땅치 않다.

포수로 입단한 이성열은 주로 외야에서 뛰었고, 2017시즌 5경기(15이닝)에만 1루수로 나섰다. 백창수는 내야수 출신이지만 최근에는 주로 외야에 배치됐다. 2017시즌 1루수로 한 경기(1.2이닝)를 소화한 게 전부다. 고교 시절 유격수였던 장진혁도 1루는 생소하다. 이들이 1루 포지션에 적응한다면 김태균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아직 수비에서 의문부호를 지우지 못했다. 잡아당기는 타격에 능한 좌타자들이 많은 최근의 KBO리그 흐름에 따라 1루 수비의 중요성도 커진 터다. 훈련을 통해 수비력을 향상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한 감독이 실전 무대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1루에 내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화 장진혁.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눈에 띄는 한용덕의 ‘선택과 집중’

한 감독은 이성열과 백창수, 장진혁에게 확실히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넌지시 드러냈다. 이들 중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이성열은 경기 막판 외야수로 투입해도 손색이 없다. 한 감독은 “세 명뿐만 아니라 정경운도 상황에 따라 1루수로 나설 수 있다”며 “이들은 1루뿐만 아니라 외야까지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김)태균이의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다. (최)진행이는 좌익수 포지션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화의 1루 대체자 경쟁은 유비무환의 성격도 강하다. 부상 등의 변수 발생시 여러 선수를 돌려 막는 불확실성을 피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일찌감치 후보군을 찾아 실전에 투입하며 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것도 그래서다. 한 감독은 “코치들과도 꾸준히 소통하며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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