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윤성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물론 확정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 윤성빈이 보여주고, 쟁취해야 될 몫은 남았다. 다만 롯데가 윤성빈을 선발감으로 점찍은 것은 공고한 현실이다.
당초 조 감독과 김원형 투수코치는 윤성빈의 쓰임새를 놓고 두 가지 방안을 고심했다. 첫째는 일단 2군에 두고, 선발수업을 시키는 것이었다. 관리를 받으며 선발로서 내구성을 단련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또 하나의 방향은 윤성빈을 1군 패전처리 투수로 넣는 것이었다. 긴 시즌을 치르면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경기가 없을 수 없다. 그럴 때 윤성빈이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실질적인 1군에서의 선발 수업이다.
어느 쪽이든 윤성빈을 롯데 미래 에이스로 키우겠다는 조 감독의 의지가 읽힌다. 당장 성적을 생각하면 불펜 기용도 생각할 법하지만 조 감독은 인내심을 갖고 길게 보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에 변수가 발생했다. 확실한 선발 박세웅의 팔꿈치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롯데는 박세웅만 19일까지 따뜻한 오키나와에 두기로 했다. 롯데의 공식 발표는 “박세웅의 개막 로테이션 진입은 큰 무리가 없다”였다. 그러나 조 감독은 더 신중하다. “몸이 가장 중요하다. 완벽하게만 된다면 5월까지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박세웅의 개막 로테이션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긴급상황에서 떠오른 첫째 대안이 윤성빈이다. 이미 오키나와에 온 야구인들 사이에서 “구위 하나만 놓고 보면 역대급”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문제는 경기 운영능력과 지속성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이르게 윤성빈에게 기회가 온 것은 분명하다.
오키나와(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