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딸·가족에게 미안” 조민기 성추행→사망, 어떤 배우였나 (종합)

입력 2018-03-09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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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가족에게 미안” 조민기 성추행→사망, 어떤 배우였나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가 사망했다. 향년 53세.

조민기는 9일 오후 4시경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의 아내가 이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119 구조대가 출동해 심정지 상태의 조민기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구급대원이 응급 처치를 했으나 조민기는 끝내 사망했다.

앞서 조민기는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미투 운동’(Me Too Campaign/Me Too Movement, 해시태그로 #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폭로성 글이 올라오면서다. 이에 대해 조민기는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후 사과문을 통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조민기는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내 잘못이다. 나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내 잘못에 대하여 법적·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내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치다보니 잠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사죄한다. 늦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남은 일생동안 내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 앞으로 헌신과 봉사로써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겠다. 거듭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민기는 12일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생을 마감했다. 이에 조민기의 성추행 관련 수사는 피의자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수사 종결될 전망이다. 충북지방경찰청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며 “보통 피의자가 사망하는 경우 공소권이 없어 수사가 종료된다”고 말했다.


사인에 대해서는 조민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현재로서는 타살 흔적은 없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 등은 유족과 논의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빈소는 시신이 안치된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충격을 받은 유족은 취재진 등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현장을 떠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부분의 취재진이 현장에서 자리를 떠났다고. 본격적인 조문은 이날 밤 10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성추문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만 조민기. 하지만 배우로서 조민기는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1982년부터 극단 ‘신협’ 단원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조민기는 영화 ‘사의 찬미’(1991)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방송계에 입문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집안의 반대도 사촌지간인 배우 조형기의 도움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다수 작품을 통해 내공을 쌓은 조민기는 캐릭터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선과 악역은 물론 현대극과 사극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했다. 덕분에 필모그래피도 화려했다. 드라마 ‘야망’을 시작으로 ‘별’, ‘도시남녀’, ‘장미의 눈물’, ‘화이트 크리스마스’, ‘사랑’, ‘천사의 키스’, ‘광끼’, ‘꼭지’, ’노란 손수건’, ‘사랑과 야망’, ‘일지매’,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욕망의 불꽃’, ‘다섯 손가락’, ‘화정’,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또 성추문으로 면직되기 전까지 모교인 청주대에서 연극학과 교수(정년트랙)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은 전시회를 열고, 사진집을 낼 만큼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이런 그의 화려함도 성추문과 함께 사라졌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결국 세상을 등지고 말했다.


한편 9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10’에서는 “딸에게 미안하다”는 조민기의 전화 음성이 공개됐다. 조민기의 울먹이며 딸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고. 해당 음성은 이날 오전 ‘뉴스TOP10’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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