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DB가 6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뒤 선수들이 코트에서 환호하고 있다. 원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원주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서울 SK에 69-79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놨던 DB는 비록 원했던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2위 전주 KCC가 같은 시각 홈경기에서 서울 삼성에 83-88로 덜미를 잡히면서 오는 13일 부산 kt와의 홈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프로 통산 5번째이자, 2011~2012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다.
11일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DB가 6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뒤 두경민이 환호하고 있다. 원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원주에서 펼쳐진 삼성 응원전, 마침내 웃은 DB
우승까지 1승을 남겨둔 DB가 SK와 일전을 벌이는 동안 2경기 차 뒤진 2위였던 KCC는 삼성과 홈경기를 펼쳤다. DB와 SK의 경기가 끝났지만 원주종합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KCC와 삼성의 경기가 접전으로 펼쳐지면서 경기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DB구단은 원주종합체육관 전광판을 통해 전주 경기를 내 보내며 팬들의 간절한 응원을 유도했다. TV 중계를 맡았던 MBC스포츠+도 원주에서 전주경기 화면을 내 보내면서 발 빠르게 대처했다.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던 삼성과 KCC가 한골씩 주고받을 때마다 원주도 들썩였다. KCC가 82-84로 뒤진 경기종료 25초전 전태풍(KCC)의 자유투 1구가 실패로 돌아가자 원주에선 큰 환호성이 터졌다. DB 팬들은 한마음으로 삼성을 응원했다. 삼성의 커밍스가 KCC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킨 뒤 경기 종료 4초전 승리를 확정하는 원핸드 덩크슛을 터뜨리자 원주종합체육관은 팬들의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전주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리자 라커룸에서 숨죽이며 중계를 지켜봤던 DB선수단은 우승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일제히 뛰어나와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체육관 가운데에는 비로소 우승을 축하하는 배너가 걸렸다. 시즌 전 하위권 후보로 꼽혔던 팀을 기적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DB 우승은 이상범 감독의 리더십과 김주성 등 베테랑의 힘, 그리고 ‘특급 외국인선수’ 디온테 버튼의 활약 등이 빚어낸 값진 열매였다.
사진제공|KBL
● KCC-SK, 4강 직행 놓고 만난다
정규리그 우승팀은 확정됐지만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자격이 주어지는 2위 자리는 아직도 경쟁 중이다. KCC와 SK는 똑같이 35승18패를 기록 중이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정규리그 최종일인 13일 SK의 홈구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2위와 3위의 차이는 매우 크다. 2위 자리에 오를 경우 4강 PO(5전3승제)에 직행해 여유 있게 단기전을 준비할 수 있지만, 3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6위 팀과 6강 PO(5전3승제)에서 힘겨운 혈투를 벌여야 한다. 체력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13일 프로농구 최종전은 SK와 KCC의 경기를 비롯해 안양(KGC-LG), 인천(전자랜드-현대모비스), 고양(오리온-삼성), 원주(DB-kt) 등 5개 도시에서 같은 시간(오후7시)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원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