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기적 한번더…성심학교 야구부의 꿈

입력 2018-03-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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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선수들, ‘1승’ 향해 구슬땀

지난 2011년 개봉해 18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글러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하나가 되어 꿈을 그리며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글러브’는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성심학교의 야구부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성심학교 야구부는 지난 2002년 9월에 창단해 올해로 17년째를 맞았다. 사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이들에게 야구라는 스포츠는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끊임없는 노력 끝에 창단 1년 만인 2003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하며 기적을 일궈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성심학교 야구부는 지난해 위기를 맞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측의 운영비는 감소했고, 외부 후원까지 줄어들었다. 야구부 인원도 적어지며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 14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박상수 감독마저 물러났고, 선수가 부족해 주말리그는 물론 봉황대기마저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희망의 바람이 찾아왔다. 야구부를 바라보는 학교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많은 야구인들이 지원에 나섰다. 공석이었던 사령탑 자리엔 고양 원더스에서 뛰었던 김재현 감독이 부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에 걸쳐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또한 경기 출전이 가능한 고등부 선수 인원이 9명까지 늘어났다(11명 중 2명은 중학생).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봉황대기 대회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개의치 않는다(주말리그는 미출전 확정). 팀 창단 이후 아직까지 전국대회에서 승리가 없으나 언젠가 달성할 1승을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성심학교 선수들의 꿈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그들이 가는 길에 별빛만이 비추길 기대해본다.

김건엽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dkdldi2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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