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뮤직] 빅뱅 ‘꽃길’, 팬송의 신세계

입력 2018-03-1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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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뮤직] 빅뱅 ‘꽃길’, 팬송의 신세계

그룹 빅뱅이 팬송의 신세계를 들려줬다. ‘꽃길’

빅뱅은 지난 13일 ‘꽃길’을 발표했다. ‘꽃길’은 빅뱅이 처음부터 입대를 염두하고 만든 곡이다. 2016년 정규 앨범 ‘MADE’ 작업 당시 팬들을 향한 마음을 곡으로 완성시켰다. 한동안 무대 위에서 볼 수 없는 애틋한 심정을 목소리로 고스란히 담은 빅뱅만의 팬서비스다.

빅뱅 프로듀서이자 리더 지드래곤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GDX태양의 ‘GOOD BOY’와 태양의 ‘Stay With Me’에서 호흡을 맞췄던 더 플립톤즈(The Fliptones)와 작업했고, 탑은 작사로 함께 했다. 발매 2시간 만에 국내 주요 8개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했고 음원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가 실시간 점유율 집계 범위를 넘어서는 일명 ‘지붕킥'도 11회 달성했다. (14일 오전 11시 기준) 해외 싱글차트도 28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해 영향력을 증명했다.


지난 12년 동안 빅뱅이 쌓아온 대중성과 음악적 신뢰도를 미루어 보면 빅뱅의 차트 석권은 당연해 보인다. 그 중 ‘꽃길’이 낸 성적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팬송이기 때문이다. 보통 팬송은 대중을 기준으로한 차트에서 외면 받아 온 많은 선례가 있었다. 팬덤의 이름, 팬덤의 색깔을 가사에 녹여내거나 ‘사랑해 줘서 고맙다’ ‘떠나지 마라’는 통상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꽃길’은 지나치게 쿨하다. 제목과 앨범 표지 분위기, 가사와 상반된 경쾌한 멜로디는 역설적이게도 ‘꽃길’을 더욱 뭉클하게 만든다.

우선 군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꽃길’에 비유했다. 또 팬송을 표방하지만 가사 자체로는 일반적이고 대상 또한 불특정하다. 가지 말라고 매달리지도 않고 오히려 떠나는 길에 꽃을 뿌리겠다고 한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꽃길 위에서 쉬다가 ‘우리가 생각나면 다시 돌아와 사랑해줘요’라고 말한다. ‘나만 바라봐’라는 보통의 팬송과 다르게 쿨하지만, 속뜻은 행복했던 추억을 되돌아보며 다시 만나기를 소망한다. 더불어 노래의 시작과 끝에 들리는 ‘빅~뱅’ 이라는 추임새는 2000년대 초반 신인 시절 빅뱅의 음악을 떠오르게 한다. 팬덤 뿐만 아니라 12년 동안 그룹의 노래를 사랑해준 대중들에게 전하는 러브레터인 셈이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잠시 본업을 내려놓은 빅뱅의 ‘꽃길’, 오랜 진심을 전하는 방법이 참 빅뱅스럽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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