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한화 송창식이 전한 ‘Again 2012~2013 프로젝트’

입력 2018-03-1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송창식. 스포츠동아DB

한화 송창식. 스포츠동아DB

“2012~2013시즌의 공을 찾고 싶습니다.”

한화 송창식(34)의 말 한마디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2012~2013시즌은 송창식이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 시즌이다. 2012시즌 47경기에서 4승 3패 1세이브 12홀드, 방어율 2.91(74.1이닝 24자책점), 2013시즌 57경기에서 4승 6패 20세이브, 방어율 3.42의 성적을 거뒀다. 2015~2017시즌에는 3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하는 등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총 193경기(280이닝)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혹사 논란’이 불거지면 가장 먼저 송창식의 이름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송창식은 언제나 그랬듯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는다. 2005년부터 그를 괴롭혔던 혈행장애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얘기가 나와도 “이제 ‘인간승리’라는 말은 식상하다. 내 직업은 야구선수다. 마운드에 오르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했을 정도다.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프로다운 모습까지 갖췄다. 송창식은 한용덕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팀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부터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완주하며 한 가지에 집중했다. ‘어게인 2012~2013시즌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그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확고한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2013 시즌 한화의 마무리로 20세이브를 기록한 송창식. 스포츠동아DB

2013 시즌 한화의 마무리로 20세이브를 기록한 송창식. 스포츠동아DB



● “내용이 있는 공을 던지고 싶다”

송창식은 인터뷰 내내 “좋았을 때 공을 찾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2012~2013시즌의 송창식의 직구 최고구속은 150㎞에 가까웠고, 포크볼도 위력적이었다. 2012시즌에는 8회 필승계투조, 2013시즌에는 마무리로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가 강조한 키워드는 “내용이 있는 공”이었다. 1구 1구 허투루 던지지 않는 송창식의 투혼을 엿볼 수 있던 대목이다. “좋았을 때 공을 찾으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결과를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안 좋아진다. 내용이 있는 공을 던지고 싶은데, 아직 완벽하게 찾진 못한 것 같다. 일단 그게 돼야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한화 송창식. 스포츠동아DB

한화 송창식. 스포츠동아DB



● 왜 캐치볼에 집중했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몸 상태부터 2012~2013시즌 때와 비슷하게 돌려놓았다. 캠프 시작 전 115㎏이었던 몸무게도 7㎏을 줄였다. “2012~2013시즌 때 몸무게가 104~105㎏ 정도였다. 체중부터 그때와 비슷하게 맞추려고 한다.”

캠프 초반 캐치볼에 집중한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2012시즌을 앞두고 캠프에서 캐치볼을 하다가 뭔가 느낌이 왔다. 40m거리를 강하게 던지며 감이 왔다. 그래서 이번 캠프에서 캐치볼을 많이 했다. 초반에 (박)정진이 형과 캐치볼만 한 시간씩 했다. 감독, 코치님들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폼에 대해 자주 물어봤다. 일단 환경부터 2012~2013시즌 때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송창식은 2018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지금은 이에 대한 욕심을 부리기보다 팀이 우선이다. 그의 소망은 하나다. “부상자 없는 시즌”이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부상자 없이 풀타임을 치른 뒤 결과를 보고 싶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간절함이 묻어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