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를 울렸다가 결국은 웃게 만든 브라운

입력 2018-03-1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자랜드 브라운. 사진제공|KBL

KCC전서 결승득점 포함 27점 쏟아내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14점 책임져
유도훈 감독 “브라운이 제대로 미쳤다!”
로드 파울트러블에 발목 잡힌 KCC


전주 KCC(정규리그 3위)와 인천 전자랜드(6위)는 1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을 펼쳤다. 역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 PO에 오른 확률은 95.2%. 중요한 1차전을 가져가기 위한 KCC와 전자랜드 선수들은 코트에서 치열하게 부딪혔다.

특히 두 팀 외국인 선수들은 경기 시작 직후부터 치열하게 싸웠다. 거친 몸싸움뿐이 아니었다. 경기가 잠시 멈추면 쉴 새 없이 신경전을 이어갔다. 상대 선수의 파울인데 휘슬이 나오지 않는다고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도 자주 나왔다. 이는 흥분으로 이어졌고, 페이스를 잃어 개인 파울이 늘어났다. 전자랜드의 브랜든 브라운(27점·12리바운드·6어시스트)과 KCC의 찰스 로드(11점·7리바운드), 모두 2쿼터 중반 개인파울 3개씩을 범했다. 로드는 3쿼터 중반 4번째 개인 파울을 지적받아 먼저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KCC의 위기. 하지만 로드가 4번째 개인파울을 범한 이후에도 KCC는 리드를 지켰다. 송창용(10점)이 3점슛 1개 포함 5점을 쏟아낸 덕분에 3쿼터를 59-52로 앞선 채 마칠 수 있었다.


외국인선수가 1명이 뛰는 4쿼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KCC는 센터 로드를 빼고 가드 안드레 에밋(11점·8리바운드)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브라운을 앞세워 맹추격에 나섰다. 브라운은 팀이 59-66으로 7점을 뒤진 4쿼터 2분여께부터 혼자 10점을 연속 책임졌다. 그러면서 전자랜드는 69-70, 1점차까지 쫓아갔다. 이어진 공격에서 전자랜드는 정효근(7점)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으며 상대 파울을 이끌어냈고, 자유투 2득점으로 경기 종료 1분35초를 남기고 71-70으로 역전했다.

전자랜드는 로드의 자유투 2득점에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박찬희(6점)가 천금 같은 2점 중거리 슛을 적중시켜 다시 1점차로 앞섰다. 경기 종료 17.8초를 남기고 로드에게 2점을 또 내줬지만 전자랜드는 작전타임 브라운이 약속된 공격으로 2점을 넣어 다시 1점차로 앞섰다.

남은 시간은 4.1초. KCC 또한 작전 타임 이후 코트로 나섰으나 에밋의 레이업슛이 림을 외면했고, 전자랜드 선수들은 환호했다. 75-74로 승리한 전자랜드는 95.2%의 높은 확률을 가져갔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라커룸에 ‘미친놈이 되자’라는 글귀를 붙였다. PO같은 중요한 무대에서는 이른바 ‘미친’ 선수가 한 명 나오면 경기를 승리하기 이롭다. 오늘은 브라운이 ‘미친놈’처럼 해서 경기를 질 뻔했다가 나중에는 제대로 미쳐 경기를 승리했다”며 웃었다. 두 팀의 6강 PO 2차전은 2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 펼쳐진다.

전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