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미디어데이와 팬페스트 행사가 열렸다. LG 류중일 감독과 박용택,김현수가 출사표를 이야기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동아닷컴]
프로야구 LG트윈스 주장 박용택이 다시 한 번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박용택은 22일(목) 오후 3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 LG 주장 자격으로 류중일 감독, 김현수와 함께 참석했다.
이날 박용택은 시즌 출사표에서부터 “지난 10여년 가을야구를 외쳤더니 가을야구만 하다가 끝나더라. 올해는 우승만 외치겠다. 옷을 벗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3번만 우승하고 유니폼을 벗겠다”며 우승 포부를 밝혔다.
입단 첫 해인 2002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박용택은 이후 LG의 암흑기를 묵묵히 견뎌냈다.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계속 LG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박용택과 이동현 둘 뿐이다.
그 과정에서 긴 부진에 지친 팬들의 원성도 온 몸으로 받아냈고, ‘유광점퍼를 준비하시라’는 야심찬 공약이 실패로 돌아가자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박용택은 언제나 LG의 중심타자로 자리를 지켰고, 결국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간 3번의 가을야구를 앞장서서 이뤄냈다. 더 이상 가을야구는 LG에게 간절한 목표는 아니다.
이번 시즌 LG는 FA로 김현수를 영입했고, 지난 해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한 외국인타자 자리에는 메이저리그 경력의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영입됐다. 박용택 혼자 외롭게 분투하던 LG타선에 조력자가 늘었다는 점은 팀 전력에 상승효과가 있다.
박용택은 2002년 입단 후 16시즌 동안 1941경기에 나서 9년 연속 3할 타율을 비롯한 통산 타율 0.302, 6년 연속 150안타, 통산 2225안타 등 개인 커리어로는 더 이상 아쉬움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펼쳐왔다.
더 대단한 점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상승하는 성적과 그 성적을 오랜 기간 연속으로 유지하는 꾸준함이다. 한국나이로 40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LG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타자는 박용택이다.
하지만 개인 성적과 별도로 팀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것은 박용택에게 일종의 한(恨)이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박용택의 세 가지 우승 공약에서 박용택의 우승에 대한 한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다시 엿보였다.
이날 박용택은 첫 번째 우승공약으로 “LG가 올해 우승을 한다면 1994년 이후로 24년 만이다. 24일에 365일을 곱하면 8760일이다. 8760개의 원하는 선수 사인 볼을 팬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24년이란 시간이 일(日)로 계산하면 얼마나 긴 시간인지를 새삼 일깨우는 공약이었다.
이어 박용택은 “두 번째 공약은 성인 팬들을 대상으로 선수단이 주최하는 일일호프를 열겠다. 그 안에서 상의 탈의를 하든, 여장을 하든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가까이서 함께하고픈 마음이 담긴 공약이었다.
끝으로 박용택은 “세 번째 공약은 어린이 팬들을 대상으로 야구교실을 열겠다. 그 시작은 이병규 코치, 이상훈 코치가 말을 타고 등장하는 것이 될 것”이라 말했다. 어린이 팬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하는 동시에 ‘야생마’ 이상훈, ‘적토마’ 이병규 코치가 말을 타는 퍼포먼스까지 약속하면서 기존 팬들의 향수도 자극했다.
이번 시즌 이변이 없는 한 역대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 경신이 유력한 박용택이 개인 성적을 넘어 팀 우승이라는 간절한 염원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