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감독자회의 ‘144경기 너무 많다’

입력 2018-03-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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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과했나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감독자 회의에서 현재 팀당 144경기로 돼 있는 정규시즌 게임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고척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넥센 1루주자 이정후가 3회말 1사 때 후속 타자 좌익수 플라이를 틈타 태그 업을 시도하다 2루에서 아웃되고 있다. 오른쪽은 한화 2루수 정근우.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은 한 해 두 차례, 공식적으로 모인다. 이 자리에는 10명 모두 참석한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 앞서, 그리고 시즌 중 올스타전 이렇게 두 번이다. 연말 시상식 때도 모두 함께 할 기회가 종종 있지만 성격이 조금 다르다.

특히 10개 팀 감독들은 미디어데이와 올스타전 때 서로 여러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갖는다. 리그 커미셔너가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함께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앞서 각 팀 감독들은 올해로 4년째 진행되는 시즌 144경기 체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눴다. 주된 목소리는 “경기 수 조절이 필요하다”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KBO가 우려하고 있는 성장 정체와 국제대회 부진, 그리고 리그 위기의 해결책으로 경기수 축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 타고투저에 대한 가장 빠른 해결책

김태형 감독은 25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지난해 스트라이크존 조절은 매우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심판들에게 단기적으로 수년간 익숙해진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변경하라는 것은 시행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감독자 회의 때도 의견이 오갔지만 이제 ‘800만’이라는 관중 숫자가 상징하는 외형이 아닌 내실을 다질 때다. 젊은 선발 투수 중 풀타임으로 3년을 버티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다. 4선발이 없는 팀도 있다. 경기 숫자를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국제대회 성적이 최근 좋지 않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 144경기를 뛰고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국제대회까지 나가니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경기 수를 줄이면 리그 경기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한 젊은 선수들 보호를 위해서 퓨처스 경기 숫자도 줄여야 한다.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는 부상자 명단 제도 도입도 가용인원 확보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 사령탑의 발언이기 때문에 각 팀은 물론 KBO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25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KIA 이범호가 1회말 1사 1,2루 때 좌월 스리런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며 안치홍과 나지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팀당 경기수의 함정

KBO리그는 10개 팀이 참여하고 있는 단일리그다. 또한 특정 인기 팀이 전체 리그 흥행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특히 높다. 144경기로 10개 구단 체제를 확정할 때도 최대한 많은 팀간 경기숫자가 고려됐다. 관중 수입 및 TV중계권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간 16차전 씩 144경기를 치르다 보니 후반기 2연전이 많아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KBO리그는 2005~2008시즌 팀당 126경기를 치렀다. 이후 2012년까지 133경기, 2013~2104년은 9개 구단이 128경기를 치렀다. 10구단 체제가 완성된 2015년부터 일본프로야구와 똑같은 144경기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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