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결실’ 도로공사, 드디어 창단 첫 별을 따다

입력 2018-03-27 2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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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김천 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도로공사 배유나가 공격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도로공사가 마침내 첫 번째 별을 유니폼에 새겼다. 도로공사는 2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챔프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5-16 21-25 25-12)로 승리했다. 도로공사는 3연승으로 IBK기업은행을 꺾고,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까지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도로공사의 우승은 지속적 투자와 긴 인내의 결실이었다. 도로공사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세터 이효희, 센터 정대영과 배유나 그리고 레프트 박정아까지 영입했다. 이 선수들은 전원 우승 경험을 갖춘 ‘타짜’들이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6~2017시즌 최하위를 했다. 마지막 라운드 탈꼴찌 기회가 왔어도 김 감독은 굳이 꼴찌의 수모를 피하지 않았다. 일시적 굴욕을 참았고,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를 잡아내 보상 받았다. 그렇게 라이트 이바나가 팀으로 들어와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27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김천 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도로공사 박정아가 IBK기업은행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도로공사 김 감독은 문정원을 수비형 레프트로 개조시켰다. 리베로 임명옥과 서브 리시브를 전담하다시피 했다. 남자배구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했던 김 감독의 강한 훈련은 도로공사의 수비 능력을 한 단계 올려놨다. 직전 시즌 성적 침체와 외국인선수 ‘왕따 논란’에 휘말렸던 과거는 ‘이번엔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는 결속력을 팀 전체에 불어넣었다.

챔프전을 앞두고 임명옥은 19일 모친상을 당했다. 임명옥은 상을 마친 뒤, 팀 훈련에 곧바로 합류했고 23일 챔프전 1차전부터 뛰었다. 임명옥의 헌신은 팀원 전체에 우승해야 할 필연성을 더욱 키웠다.

최대 고비는 챔프전 1차전이었다. 도로공사는 1~2세트를 연속 따낸 뒤 3~4세트를 잃었다. 5세트도 10-14까지 밀렸다. 여기서 도로공사는 믿기지 않는 17-15 뒤집기를 해냈다.

흐름을 한번 탄 도로공사의 베테랑들은 IBK기업은행에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V리그 원년인 2005년과 2014~2015시즌 챔프전 패배의 한(恨)을 풀고, 드디어 정상을 밟았다.

화성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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