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조상우, 느긋한 장정석 감독

입력 2018-03-28 1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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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조상우. 스포츠동아DB

넥센의 새 마무리투수 조상우는 하마터면 시즌 초반부터 패전 멍에를 떠안을 뻔 했다. 제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정석 감독은 느긋하기만 하다.

어찌 됐든 결과가 좋아서다. 조상우는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전서 3-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장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실점을 하고 말았다. 볼넷 2개를 내준데 이어 안익훈에게 2루타를 맞아 2점을 내줬고, 팀은 3-4로 역전을 당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다행히 넥센은 9회 말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연장 접전 끝에 5-4로 승리하면서 조상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28일 LG전에 앞서 “팀이 이겼잖아”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조상우가 마무리 투수로서 새로운 경험을 한데 의미를 뒀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블론세이브를 했어도 팀이 이겨 좋은 경험이 됐다. 하루 빨리 그런 분위기를 느껴서 다행이다. 아직은 많이 흥분하고, 긴장을 한다. 첫 세이브를 기록했을 때도 주자를 많이 내보냈다. 차근차근 적응하면 더 좋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자리를 옮긴 조상우는 투구 템포가 예년보다 빨라졌다. 중압감이 큰 새 보직이 아직은 어색한 까닭이다. 빠른 템포의 투구는 한 때 장 감독이 직접 주문했던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장 감독은 “상우가 선발일 때는 투구 템포가 여유로웠다. 그러면 야수들이 지칠 수 있으니 ‘용병 투수들을 보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지금 템포가 딱 작년에 원하던 템포”라고 웃으며 “이제는 여유를 갖고 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다. 앞으로 경험이 쌓이면 더 잘 할 것 같다”고 믿음을 보냈다.

고척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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