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후배를 향한 2002한일월드컵 수비수 김태영-최진철의 조언

입력 2018-03-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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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한 김태영-최진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은 신태용(48) 감독 부임 이후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월드 클래스 팀과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는 상대에게 고전할 수는 있지만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면 격차는 최소화할 수 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한 수비수 김태영(48) 수원 삼성 코치와 최진철(47)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후배 태극전사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했다.

2002 월드컵 당시 김태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되돌아본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의 훈련과 준비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홍명보(49)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비롯해 김 코치, 최 위원장으로 수비진을 꾸렸다. 이들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팀을 상대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한국의 4강 진출을 뒷받침했다.

김 코치와 최 위원장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을 강조했다. 김 코치는 “우리도 2002월드컵 이전까지는 체격조건이 좋은 유럽 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 때문에 수개월에 걸쳐서 파워트레이닝을 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 잉글랜드 등 강팀들과 평가전을 통해 확실히 몸이 달라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체격조건과 실력이 좋은 선수들과 맞붙어 힘들었지만 파워트레이닝 덕분에 몸싸움에서 덜 밀렸다. 확실한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내가 당시 수비수 중 최장신(187㎝)이어서 세트피스에서 상대 주축 공격수를 맡았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 기억에 남는다. 크리스찬 비에리에게 골을 내줬는데, 위치선정에서는 내가 이겼지만, 힘에서 밀려 순식간에 골을 내줬다. 잘 준비해도 만만친 않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대표팀은 수비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에 능했다. 전술 못지않게 체력적인 준비도 많이 했다. 최 위원장은 “거스 히딩크 감독님은 위치선정의 중요성과 볼 압박을 강조했다. 중원으로 나갔다가 수비 진영으로 돌아올 때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부분도 강조했고, 훈련을 많이 시켰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수비에는 공격수, 수비수가 따로 없었다. 볼을 뺏기면 공격수도 빨리 수비로 전환했다. 강한 압박에 빠른 공수 전환을 추구하니 체력소모가 많았는데 그에 대한 대비도 많이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2002 월드컵 당시 최진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능동적인 대처와 자기관리의 중요성

김 코치와 최 위원장은 나란히 능동적인 수비를 강조했다. 김 코치는 “수비를 하다보면 ‘여기는 안 오겠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면 늦는다. 상대가 볼을 소유하고 있다면 내 쪽으로 언제든지 공격을 펼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수비해야 한다. 최근 A매치를 보면 그 부분이 잘 안되는 것 같더라. 내 쪽으로 볼이 왔을 때 움직이면 늦는다. 수비수는 언제든지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위원장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중 볼 다툼은 위치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러닝 점프가 가능한 포인트를 빨리 캐치해서 움직이면 체격조건에서 좀 밀리더라도 좋은 수비가 나올 수 있다. 또한 뒤쪽 공간을 노린 역습에도 늘 대비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김 코치는 “현대축구를 보면 2002년보다 더 빨라져 선수들의 체력이 더 중요해졌다. 우리 때는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어서 합숙기간이 엄청 길어 오로지 월드컵에만 포커스를 두고 훈련만 집중하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를 뛰면서도 월드컵을 위한 체력관리를 따로 해야 한다”고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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