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KIA 이범호가 말하는 19번째 꽃 피는 봄

입력 2018-03-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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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베테랑 이범호에게 ‘꽃’과 ‘봄’ 그리고 ‘야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올해로 벌써 프로 19년차에 접어든 이범호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내겐 항상 똑같은 시즌이었다. 그저 ‘1년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한해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도로변에는 벌써부터 노란 개나리가 예쁘게 피어났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시기에 꽃망울이 터졌다.

매년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는 이 ‘꽃’들처럼 야구선수 중에도 19년째 한결같이 활약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꽃’이라는 별명과 절대 뗄 수 없는 KIA 이범호(37)다.

그는 2000년에 한화에서 데뷔한 뒤 일본무대를 거쳐 지금은 KIA에서 뛰고 있다.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던 2012년을 제외하면, 매년 철인 체력을 자랑하며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꾸준함의 보답이었을까. 하늘은 베테랑으로서 제 몫을 해낸 그에게 귀한 선물을 했다. 지난 시즌 생애 첫 우승을 안기며 큰 ‘꽃다발’을 안겼다. 올 시즌은 그에게 생애 첫 우승을 경험한 뒤 맞이하는 첫 시즌이다. 여흥이 남아 있을 법도 하지만 그는 단칼에 2017시즌을 과거로 규정했다. 29일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과거는 지나간 것. 충실해야 하는 것은 현재”라며 새 시즌을 시작하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범호는 “19년이 흘렀지만, 내게는 항상 똑같은 시즌이고 세월이었다. ‘일년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매 해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19년이라는 숫자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KIA 이범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의 준비과정은 똑같았으나 시즌의 출발은 조금 달랐다. 개막 두 경기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타격감을 일찍 조율했다. 그러나 그는 기쁨보다 경계심을 우선 표했다. 이범호는 “홈런이 상당히 빨리 나왔다. 어떻게 보면 좋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빠른 홈런은 타자가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희일비’ 해서는 안 된다. 이후 삼성과 두 경기에서 잘 못 쳤다. 마음을 다 잡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신중함은 스스로의 장점을 말하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범호는 프로생활을 하는 19년 동안 매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다. 팀에서는 가장 반기는 ‘철인체력’의 소유자다. 비결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방향성’을 꼽았다.

이범호는 “프로선수라면 심장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 ‘이 정도면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몸이 아프면 ‘오늘 쉬면 내일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한다. 절대 괜찮아지지 않는다. 무엇이든 내일로 미루기 보다는 ‘난 오늘 괜찮아’, ‘지금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프로라면 그런 배포와 심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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