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만우절 이벤트 곡의 반전…‘벚꽃 엔딩’ 대항마 됐어요

입력 2018-04-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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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의 ‘봄이 좋냐’가 수록된 싱글앨범 ‘3.2’ 앨범 이미지.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29> 십센치 - 봄이 좋냐

따뜻한 봄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자 음원차트에는 어김없이 ‘봄 캐럴’이 등장했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달콤한 멜로디는 이유도 없이 젊은 남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묘약’과도 같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의 ‘봄날’, 하이포와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 등 수년 전 발표된 곡들이 새롭게 차트에 진입했다.

‘봄노래’라 해도 다 같은 봄노래가 아니다. 앞서 소개된 봄노래가 연인들의 ‘핑크빛’ 분위기를 담았다면 십센치의 ‘봄이 좋냐’는 ‘솔로’들을 위한 곡이다.

사실 ‘봄이 좋냐’는 2016년 4월1일 만우절 이벤트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봄이 오면 모든 연인이 봄을 찬양하는 것이 배 아픈 십센치가 ‘삐딱한’ 마음으로 만들었다. 발표 당시에도 기존 봄노래와 사뭇 달라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당시 음원을 발표하자마자 ‘음원 좀비’라 불린 ‘벚꽃 엔딩’을 가볍게 누르고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상위권을 점령하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삽입곡들까지 밀어냈다.

‘봄이 좋냐’는 가사가 일품이다. 벚꽃 흐드러지게 핀 길을 연인과 나란히 걷는 걸 배 아파하며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라고 연인들에게 묻는다.

봄이 연인들만을 위한 계절이 아니듯, 십센치는 봄이 와서 신난 모든 연인을 저주(?)하듯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 니네도 떨어져라 / 몽땅 망해라’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으며, 봄이 우울한 솔로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살랑대는 봄바람만큼이나 서정적이고 달콤한 기타 선율에 솔로들의 마음은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린다. 언제 들어도 생기발랄한 가사와 멜로디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듣는 재미가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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