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를 깨운 자발적 합숙과 리차드의 변신

입력 2018-04-04 2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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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CL 멜버른전 6-2 승…리그 4연패 충격 탈출
3일 선수들 자발적인 합숙으로 팀워크 다져
중앙수비 리차드 수비형MF 변신도 성공적
가시와 꺾은 E조 전북 현대도 16강 확정

울산 현대가 침체에서 벗어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울산은 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32강 조별리그 F조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경기에서 2골씩을 넣은 주니오와 오르샤를 앞세워 6-2로 크게 이겼다. 2승2무1패(승점8)를 마크한 울산은 잔여 1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조 2위를 확보해 16강에 올랐다.

두 가지 변화가 최근의 부진을 떨치는 계기가 됐다. 울산 선수들은 지난달 3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스스로 합숙을 결정했다. 이날 패배로 울산은 리그 4연패의 충격에 빠졌다. 선수들이 모았던 회비로 울산 시내 한 호텔을 예약했다. 3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클럽하우스가 아닌 시내 호텔로 향했다. 선수단 단합과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 덕분에 울산은 멜버른전에서 후반 중반까지 공수에서 일치된 호흡을 과시했다.

울산 리차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다른 한 가지는 벤치의 선택이었다. 울산 코칭스태프는 멜버른전에서 리차드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기용했다. 리차드는 울산 유니폼을 입고 줄곧 중앙 수비수로만 뛰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는 자국리그에서 활약했을 때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로 봤다. 리차드의 포지션 변경이 적중했다. 리차드는 상대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고,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도 잘 해내는 등 벤치의 기대에 120% 부응했다.

울산은 전반 12분 상대 골키퍼가 킥한 볼이 압박에 나선 주니오의 발에 맞고 골이 되는 기분 좋은 첫 골을 뽑았다. 이어 전반 20분 임종은, 전반 38분 오르샤가 차분하게 골을 추가했다. 전반을 3-0으로 앞선 울산은 후반 10분 김승준, 후반 22분 주니오의 추가골로 5-0까지 달아났다. 스코어가 벌어지며 집중력 부족으로 2골을 내준 울산은 후반30분 오르샤가 역습 상황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해 멜버른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한편 E조의 전북 현대는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16분 로페즈, 후반 32분 이동국의 연속 골로 2-0으로 웃었다. 4승1패(승점12)로 조 선두를 유지한 전북도 잔여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울산과 함께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이동국은 ACL 통산 개인 최다골 기록을 36골로 늘렸다.

울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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