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LG와 롯데는 대형 팬덤의 존재가 무색하게도 시즌 초반 나란히 순위 표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두 팀은 KBO리그의 흥행을 주도하는 팀이라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롯데는 개막 후 7연패, LG는 3연패로 다른 팀에 비해 출발이 늦었고,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양 팀으로선 6일부터 사직구장에서 시작된 맞대결 3연전이 은근히 반가웠다. 강팀을 상대할 때보다 비교적 쉽게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와 롯데의 3연전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첫 만남에서는 LG가 먼저 웃었다. 6일에는 하루 전 우천 취소로 숨을 고른 LG 타일러 윌슨이 KBO리그 첫 선발승을 거두며 먼저 연패를 끊었다. 이어 7일에는 롯데가 윤성빈의 호투를 앞세워 팀과 개인의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다. 역시 3연패를 끊었다. 결과적으로 서로를 제물 삼아 거둔 승리로 마음을 쓸어내린 셈이다.
8일 마지막 대결도 치열하긴 마찬가지였다. 승리가 간절한 양 팀은 아직 승수가 없는 헨리 소사(LG)와 브룩스 레일리(롯데)를 나란히 선발로 내세웠고, 둘은 각각 삼진 7개와 6개로 호투를 펼쳤다. 다만 거기까지였다. 소사는 7회 대타 채태인에게 2-2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고, 레일리 역시 8회 아웃카운트를 한개 남겨두고 김현수와 박용택에 연속 볼넷을 허용해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둘 모두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다만 LG 타선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 8번 타순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양석환이 9회 역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양석환은 하루 전 롯데전서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는데,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그러나 8일은 달랐다. 9회 1사 2·3루 상황에서 상대 구원투수 박진형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왼쪽의 안타를 뽑았고, 김용의와 유강남이 차례로 홈을 밟았다. LG는 마무리 투수 정찬헌으로 4-2 승리를 지켰고, 위닝 시리즈의 성과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상경길에 올랐다.
승리 후 LG 류중일 감독은 “(양)석환이의 마지막 2타점 타격이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이에 양석환은 “내가 잘한 것 보다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2스트라이크 1볼에서 떨어지는 유인구 한 개를 골라낸 것이 안타를 치는데 도움이 됐다. 아직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더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직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