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에이스 도전 ‘왕투수’의 비결은 ‘컷’

입력 2018-04-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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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왕웨이중이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경기 21이닝(2승·방어율 1.71)에서 기록한 순장타허용률(OISO)이 0.040이다. 타고투저가 극심한 KBO리그지만 피홈런은 단 1개도 없다. 장타는 2루타 3개를 허용한게 전부다. 스트라이크존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훨씬 좁지만 9이닝 평균 볼넷은 0.86개에 불과하다.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1.00으로 특급 수준이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NC가 아닌 리그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는 ‘타이완특급’ 왕웨이중(26·NC)의 기록이다.

왕웨이중에 대해 NC 김경문 감독은 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얼굴도 잘생겼는데 야구도 잘 하면 진짜 ‘왕’이다”는 농담조로 최고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 우리 스카우트 팀의 능력을 깊이 신뢰하고 있지만 선발투수로 변신에는 작은 의문부호도 있었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스스로 모든 우려를 지우고 있다. 최일언 투수 코치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컷 패스트볼을 승부구로 장착했다. 새 리그에 선발투수로 빨리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웨이중은 메이저리그 두 시즌(2014·2017년) 동안 선발 등판 경험이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5시즌 동안 67경기를 선발로 던졌지만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시속 155㎞의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불펜 투수가 빅리그에서 왕웨이중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7이닝 이상을 목표로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그 구속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왕웨이중은 우타자 몸쪽을 파고들고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현혹하는 컷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정 반대 궤적으로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의 완벽한 파트너다. 150㎞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도 배가됐다. 좌투수지만 우타자에게 더 낮은 피안타율(0.240· 좌타자 0.292)을 기록하고 있는 힘도 여기에 있다. 땅볼/뜬공 비율도 1.17로 장타를 최소화하고 있다. 과감한 몸쪽 승부와 빠른 투구 리듬도 장점으로 꼽힌다. 야수들의 피로도를 덜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김경문 감독은 “캐치볼을 할 때도 공 끝의 움직임을 점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프지 않고 완주하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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