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피플] DB 윤호영 “챔피언 반지 욕심 부릴수록 멀어지더라.”

입력 2018-04-09 14:4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B 윤호영. 사진제공|KBL

개인 통산 4번째 챔프전 ‘욕심 버리기’
첫 번째 우승 반지 위해서 팀플레이 집중
“공격보다 수비…에이스 뒷받침이 내 몫”

원주 DB 포워드 윤호영(34·197㎝)이 서울 SK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 임하는 각오는 ‘무심’이다. 챔프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오히려 마음을 비웠다는 얘기다. 아직 우승 반지가 없는 그가 욕심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번이 개인 4번째 챔프전 출전인 윤호영은 9일, “이전에 여러 번 우승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이것저것 해봤다. 그럴수록 내가 원하는 것을 갖기가 힘들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을 비우고 시리즈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윤호영 역할은 더 늘었다. 지난 시즌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은 그는 수술을 받은 뒤 이번 시즌 도중에 코트로 돌아왔다. 부상 재발 위험이 있어 출전 시간이 극도로 제한됐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3·4쿼터에만 나섰고, 매 경기 출전 시간은 15분에서 최대 17분으로 고정됐다. 출전 시간을 최소화해 부상 재발을 방지하며 승부처에서 팀을 지켜내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PO)에서부터 그의 출전 시간은 조정됐다. 출전 시간 자체는 크게 확대지지 않았지만 1쿼터 중반에도 팀이 중요한 흐름상에 있다고 판단되면 DB 이상범 감독은 윤호영을 호출했다. 이러한 방법이 효과를 봤고, 챔프전에서는 출전 시간까지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윤호영은 8일 챔프전 1차전에서도 베스트5에 포함돼 경기에 나섰다. 예상보다 경기가 잘 풀려 출전시간은 15분여를 기록했지만 6점·2리바운드·1어시스트·2블로킹 등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공헌도가 높았다. 그는 “1차전 전날 감독님과 사전에 얘기를 나누고 준비를 했다. 그 덕분인지 크게 힘들거나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호영은 “현재 우리 팀에는 2명(두경민·디온테 버튼)의 에이스가 있지 않나. 나까지 나서서 공격을 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어수선해질 수 있다. (공격은) 뭔가 잘 안 풀릴 때 내가 하나 씩 하는 게 맞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1차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우리 팀은 더 도망가야 하는 시점에서 공격을 서두르다가 추격을 허용했다. 우리 팀은 버릇처럼 이길 때나 질 때나 빠른 템포를 가져가는 편이다”라며 “템포 조절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조금 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는 똑같이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