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롯데, 사상 첫 전년도 PS 진출→개막 13G 2승

입력 2018-04-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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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거인에게 올해 봄은 유난히 춥다. 개막 13경기 2승11패.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이듬해 첫 13경기에서 2승을 거둔 사례는 KBO리그 37년 역사상 올해 롯데가 최초다.

롯데는 올 시즌 뚜껑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로 꼽혔다. 강민호(삼성)가 이탈했지만 두산에서 민병헌을 데려와 공격 손실을 상쇄했다. 지난해 후반기 보여줬던 마운드의 약진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대권’도 가능해보였다. 실제로 전년도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은 특별한 전력 누수가 없는 이상 강호로 분류된다.

시즌이 시작되자 롯데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9일까지 13경기를 치른 롯데는 팀 타율(0.251), 방어율(6.63) 모두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선발승은 ‘약관’의 막내 윤성빈이 한 차례 기록했을 뿐이다. 7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분위기까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전년도 포스트시즌 진출 팀의 첫 13경기 2승은 KBO리그 역사상 올해 롯데가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14년 LG(3승9패1무)가 갖고 있었다. 롯데는 이들보다 두 번 더 졌다. 2013년 정규시즌 3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LG는 이듬해 급격한 추락을 맛봤다.

2014년 최악의 출발을 보였지만 4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LG. 스포츠동아DB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 LG는 올해 롯데에게 좋은 참고 사례다. 그해 LG는 4월말 김기태(현 KIA) 당시 감독이 사퇴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딛고 4위로 가을야구에 올랐다. 롯데로서도 현 시점에서 시즌을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한 해설위원은 “롯데는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올라가는 팀이다. 한 번은 찾아올 슬럼프를 미리 겪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 롯데에게 필요한 건 승리를 발판으로 한 분위기 전환이다. 다행히 큰 부상이 염려됐던 민병헌은 엔트리 말소 없이 1군 전력에 그대로 머무를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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