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호 번트안타’ 채태인은 그만큼 절박했다

입력 2018-04-10 2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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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를 대고 1루에서 슬라이딩하는 채태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장타와 재치에 절박함까지 더했다. ‘채천재’ 채태인(36·롯데)이 3출루 경기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채태인은 9일까지 13경기에서 타율 0.200에 그쳤다. 1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꾸준히 출장했지만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나 출루율은 0.429에 달했다. 순수출루율(IsoD, 출루율-타율)은 0.229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0.2를 넘겼다. ‘눈 야구’가 되기에 채태인의 반등은 언제라도 가능했다. 때문에 롯데 조원우 감독도 채태인을 외면하지 않았다.

채태인은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10일 울산 넥센전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첫 두 타석에서 볼넷 하나를 골라낸 그는 2-2로 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넥센 선발 한현희의 초구 체인지업(131㎞)을 밀어쳤고, 타구는 바람을 타고 좌측 폴 바로 옆에 떨어졌다. 채태인의 시즌 3호 아치였다.

롯데는 7회 곧장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자 채태인이 다시 물꼬를 텄다. 이번에는 재치가 빛났다. 채태인은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넥센 두 번째 투수 김성민의 초구에 번트를 댔다. 번트를 전혀 대비하지 않았던 3루수 김지수가 황급히 처리했지만 송구가 한참 높았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까지 살아 들어간 채태인은 송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향했다. 채태인이 통산 995번째 경기에서 만들어낸 개인 4호 번트안타였다. 그만큼 절박했다.

롯데는 즉각 대주자 김동한을 투입했다. 1사 후 이병규의 볼넷으로 만든 1·2루 상황에서 앤디 번즈가 좌중월 1타점 2루타를 때려냈고, 김동한이 홈을 밟았다. 결국 롯데는 4-3 승리를 거두며 모처럼 웃었다. 채태인의 힘이 컸다.

울산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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