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울산의 ‘홈런 오독’ 악몽 딛고 팀 첫 연승 이끌다

입력 2018-04-11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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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경기장 따질 상황인가요?”

손아섭(30·롯데)이 4출루 3득점으로 팀의 시즌 첫 연승에 앞장섰다. 유달리 울산 문수구장과 얽힌 얄궂은 기억이 많지만, 그에게 이는 뒷전이었다. “팀 분위기 끌어올리는 게 먼저다”라던 다짐을 지킨 손아섭이다.

지난해 7월 20일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팀간 12차전. 롯데가 1-4로 뒤진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손아섭이 윤성환 상대로 장타를 뽑아냈다. 타구는 펜스의 노란 기둥을 맞고 담장을 넘어갔다. 원심은 홈런. 그러나 삼성 측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2루타로 번복됐다. 문수구장의 로컬 룰은 노란 선을 맞았을 때 홈런으로 인정한다. 명백한 오독이었다. KBO는 김호인 비디오판독 센터장에게 책임을 물어 10일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손아섭은 “오독과 팀이 무승부로 끝난 것 모두 아쉽다”고 밝혔다.

홈런 하나를 눈 뜨고 도둑맞았지만 문수구장과 궁합은 나쁘지 않았다. 손아섭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수구장 29경기에서 타율 0.356,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18.

기쁨과 아쉬움이 공존한 울산. 손아섭은 이런 감상을 뒤로했다. 롯데는 9일까지 13경기 2승11패로 최악의 봄을 보내고 있었다. 손아섭은 10일 울산 넥센전에 앞서 “경기장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팬들께 죄송할 뿐이다. 팀 분위기 상승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이날 5타수 2안타로 팀의 4-3 승리에 기여했다. 11일 경기서는 3타수 2안타 2사사구 1타점 3득점으로 테이블 세터 역할에 충실했다. 4회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한 그는 전준우의 희생플라이 때 홈까지 파고들며 결승점을 올렸다. 이어 5회에는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었고, 6회에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롯데가 득점한 모든 이닝에 손아섭이 있었다. 롯데는 11일 경기에서 그간 부진하던 이대호를 선발 제외했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고, 손아섭이 12-0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고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울산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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