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반성 많이했다”…고현정, 논란 후 첫 공식석상 (종합)

입력 2018-04-12 2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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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현정이 드라마 ‘리턴’ 중도하차 논란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섰다. 주연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관객과의 대화(GV) 행사에 참석한 것. 그간 취재진과 만나는 행사에는 모두 불참하던 고현정이었지만 관객들과의 만남은 달랐다.

12일 밤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는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연출한 이광국 감독과 주연 배우 고현정 이진욱 서현우가 참석했다.

이날 고현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다. 그를 본 팬들은 크게 환호하며 고현정을 맞이했다. 고현정은 “씨네큐브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극 중에서 오로지 이진욱만 만난 서현우는 고현정을 실제로 처음 봤다고 고백했다. 서현우는 “오른쪽(고현정이 앉은 방향)이 뜨끈뜨끈하다. 오늘은 내게 역사적인 날”이라며 “선배님을 처음 만나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태어나길 잘한 것 같다. 말로 담을 수가 없다”고 벅차오르는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배우 고현정과 이진욱이 드라마 ‘리턴’ 이전에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던 어느 겨울 날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레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경유(이진욱)와 그런 경유 앞에 불현듯 나타난 소설가 유정(고현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고현정은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먼저 “이광국 감독님이 조감독 하실 때 처음 뵀다. 오래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조연출과 출연 배우라는 연결고리로 인연을 맺었다.

고현정은 “나는 밖에 잘 안 나가는 편이다. 그런데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가보고 싶은데 혼자 가기 좀 그렇다. 그럴 때 가까운 누군가에게 전화했을 때 같이 갈 누군가가 한 사람만 생겨도 가게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어머님의 이야기에 느낌이 와서 한 번에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고 하더라. 나에게 ‘안 되면 휴대전화로라도 2월에 찍을 것이다’라고 하더라”며 “꼼꼼한 분인데 단번에 글을 쓰고 바로 찍고 싶어 했다. 그런 느낌이 왔을 때 빨리 찍어야 할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하고 싶다. 내가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경유를 연기한 이진욱은 “내가 이 역할에 맞다는 생각이 ‘여러모로’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성추문으로 인해 자숙했던 시간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 이진욱의 멘트에 관객들도 고현정도 크게 웃었다. 이진욱은 “웃어도 된다. 이렇게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이유뿐 아니라 경유는 어려움과 곤경 속에 있어도 빛을 잃지 않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딱 이었다. 감독님과 고현정 선배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광국 감독과 배우들의 질의응답이 마무리된 후 마이크는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한 관객은 “고현정을 보고 싶어서 예매하고 왔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이에 고현정은 웃으며 “너무 반갑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진욱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하면서 여유로운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한 팬의 말은 고현정을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시절부터 고현정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올해 구설수가 많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 동네 모든 사람들이 누나가 잘해준 것을 기억한다. 힘내시라. 여기 많은 팬들이 있다. 그 말씀 드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일련의 일을 겪고 나서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오해도 오해지만 ‘없었던 일’도 일어날 수 있는구나 싶더라. 하지만 나쁜 것만도 없고 좋은 것만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말숙이 시절을 기억해주는 팬을 오늘 이 곳에서 만나다니. 내가 잘 살아야 할 이유 중에 하나다. 그게 다이기도 하다.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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