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의 100구 윌슨 관리법

입력 2018-04-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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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윌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새 외국인투수 타일러 윌슨(29)이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시점은 늘 동일하다. 항상 100구 언저리에서 투구를 멈춘다.

윌슨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2018시즌 개막 후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 중이다. 1승2패로 승운은 크게 따르지 않았지만, 16일까지 탈삼진 33개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O 새내기라는 걱정 어린 꼬리표를 떼어 내기에 충분한 활약이다. 윌슨 덕분에 LG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로 떠난 데이비드 허프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는다.

윌슨의 빠른 적응이 누구보다 반가운 것은 LG 류중일 감독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에 욕심이 생길 법도 하지만 류 감독은 윌슨에 대한 명확한 운용 기준을 세워뒀다. 이닝에 관계없이 투구수가 100구를 넘어가면 미련 없이 교체한다. 윌슨은 선발 등판한 4차례의 경기에서 100~106개의 공을 던졌다.

교체 직전의 상황이 나쁜 것도 아니다. 총 6이닝을 소화한 6일 롯데전에서 투구한 마지막 이닝에서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내줘 2실점한 장면을 제외하면 선발로 나선 3경기의 마지막 이닝에서 모두 삼진을 솎아냈다. 류 감독 역시 윌슨의 교체 시점을 두고 “투구수가 많아서”라고 설명했다. 차우찬은 컨디션이 좋다는 전제하에 120구 정도로 마지노선을 정해뒀다.

‘선발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LG로선 불펜진의 가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즌을 꾸려나가는데 큰 힘이 된다. 단순히 팀 내에서만 비교해 봐도 에이스 헨리 소사는 4경기에 선발로 나서 385개의 투구를 기록해 409개를 던진 윌슨보다 2이닝 많은 27이닝을 소화했다. 동시에 3차례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윌슨도 충분히 가능하다. 윌슨은 선발로 나선 초반 3경기에선 6이닝씩을 책임졌지만, 가장 최근인 12일 SK전에서 100구만으로 7이닝을 소화해 ‘이닝이터’로서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광주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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