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형종의 울프컷·자신감·여유

입력 2018-04-25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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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형종.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이형종(29)은 요즘 꽤 자라난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그라운드를 누빈다. 그의 남다른 헤어스타일은 곧 자신감의 상징이다.

무턱대고 머리카락을 기른 것은 아니다. 2017년 여름 무렵 엑소 백현, 빅뱅 지드래곤 등이 연출해 연예계에서 재차 유행이 일었던 ‘울프컷’ 스타일이다. 늑대의 갈기를 연상케 하는 모양으로 뒷머리를 길게 남겨두는 것이 특징이다. 이형종은 라커룸과 경기장을 오갈 때 유리에 비친 본인의 머리를 보며 매무새를 단정히 하는 등, 은근히 헤어스타일 관리에 신경을 쓴다.

이형종이 서서히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한 시점도 지난해 8~9월쯤이다. 스스로 자신감을 장착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 이형종은 25일, “별거 없다. 원래 머리카락을 길러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 대부분은 머리카락을 기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나도 그간 계속 눈치를 보면서 자르곤 했다”며 “스프링캠프에 갈 때까지만 해도 눈치를 봤다.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캠프 때는 다들 단정한 모습으로 간다. 이후 조금씩 다듬으면서 계속 길러왔다. 결국 나를 위해서다. 정신무장의 뜻도 있다. 눈치를 보지 않고, 나를 더 믿는다는 의미다. 불편하지 않으면 계속 기르겠다”고 설명했다.

이형종의 2018시즌 목표와도 맞물려있다. 자신감과 여유를 갖는 것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2015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형종은 2017시즌 데뷔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총 128경기에 나서 타율 0.265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가 주전으로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이다. 이형종은 “작년에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체력도 금세 떨어졌다. 여유도 없었다. 올해는 좀 더 여유롭게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감도 여유 안에 포함되어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덕분에 1군 복귀도 수월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던 이형종은 20일 마산 NC전서 콜업 돼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중견수와 리드오프 역할을 맡고 있다. 이형종은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정신적으로 좀 더 강해져야겠다는 마음을 많이 먹었다. 조급한 마음도 있었지만,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 감독, 코치님의 믿음도 느껴져 조급해하지 않고, 잘 준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LG 류중일 감독은 이형종을 두고 ‘싸움닭’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형종이 타석에서 투수를 상대하는 공격적인 자세를 좋아한다. 이형종은 여기에 효율과 꾸준함을 더하려한다. 그는 “작년에는 120%로 스윙하고, 연습 때도 120%로 했다. 육성군이나 2군에서 해야 할 훈련법을 여기까지 가져와서 무작정 열심히만 했다. 방법을 바꿔 전력분석을 통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지난 시즌 초반엔 잘 해서 가끔 들뜨기도 했다. 올해는 그냥 준비한대로만 할 계획이다. 결과는 모른다. 끝나봐야 아는 것 아니겠나. 아직 멀었다”며 웃었다.

잠실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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