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K리그 최초 ‘골키퍼 신인왕’에 도전하는 전북 송범근

입력 2018-05-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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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신인기근’에 시달리던 K리그1에 ‘순수 루키’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전북의 골키퍼 송범근이다. 올 시즌 9경기에서 1실점으로 전북의 연승을 지키고 있는 송범근은 K리그 최초의 골키퍼 출신 영플레이어상 수상을 꿈꾸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수년간 K리그1은 ‘신인기근’이었다. 프로 데뷔 첫 해부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친 선수가 점점 줄었다. 이에 K리그 시상식에서도 ‘신인선수상’이 폐지됐다. 2013년부터 23세 이하, 데뷔 3년차 이내, 해당 시즌 1부 리그 경기 50% 이상 출전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영플레이어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전북 현대의 수비수 김민재(22)는 오랜만에 등장한 순수 루키, 진정한 신인왕이었다.

그 흐름을 이어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에서도 시즌 초반부터 ‘진짜’ 신인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FC서울의 조영욱(19)과 수원 삼성의 전세진(19)은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으면서 K리그1에 ‘10대 열풍’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진정한 신인이 영플레이어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북의 수문장 송범근(21)이다.

전북 송범근. 스포츠동아DB



● 최강 전북, 무실점 행진의 숨은 공로자

K리그1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전북은 최근 8연승과 함께 7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치고 있다. 김민재, 최철순(31), 이용(32) 등 수비수들의 공헌이 절대적이지만, 골키퍼 송범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3월 1일 울산 현대와의 리그 개막전부터 주전골키퍼로 데뷔전을 치른 송범근은 올 시즌 9경기에 출전했다. 실점은 3월 18일 서울과 2라운드에서 김성준(30)에게 한 골을 내준 것이 전부다.

송범근은 “처음 경기에 나갈 때만해도 긴장을 많이 했다. 4~5경기 때까지도 그랬던 것 같다. 늘 잘하려고 생각해서 긴장을 많이 했었다. 경기를 뛰면서 분위기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무실점 행진에 대해 “앞에서 형들이 정말 잘 막아준다. 강원FC와의 경기(4월 25일)에서는 제리치가 있어서 비디오 분석을 하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형들 덕분에 힘들지 않았다. 좋은 수비수들이 많다보니 내게 공이 많이 오지는 않는다. 나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며 웃었다.

전북 송범근. 스포츠동아DB



● K리그 최초 ‘골키퍼’ 영플레이어상 도전

골키퍼는 마지막 수비수다. 최근 들어 K리그1 각 구단이 공격축구 색깔을 강하게 내면서 골키퍼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그러나 골을 막는 입장이다 보니 골을 넣는 공격수나 골 찬스를 만들어내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역대 신인상 혹은 영플레이어상에 있어서는 더욱 빛을 보지 못했다. 1983년 출범 이래 K리그 시상식에서 골키퍼가 신인상 혹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수비수 신인상(영플레이어상)도 조우석(1991년·당시 일화 천마), 정광석(1993년·당시 대우 로얄즈), 김민재 등 3명 뿐이다.

올 시즌 송범근의 목표는 K리그 최초의 골키퍼 신인왕이다. 송범근은 “골키퍼는 조연일 뿐이다. 그래서 골키퍼 신인상이 없었던 것 같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공격수 포지션에 비해 빛나지 않겠지만, 팀이 우승하면 함께 빛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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