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정우람 “한화팬들에게 PS 선물하고 싶다”

입력 2018-05-0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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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9회요? 걱정이 덜하죠. (정)우람이가 있잖아요.”

한화 한용덕 감독은 매 경기를 편안히 지켜보지 못한다. 선수들에게는 무한한 신뢰를 보내지만, 그 믿음만큼 속은 타들어간다. 한 감독이 아닌 모든 감독과 코치들의 마음이 그렇다. 그런 한 감독도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있다. 바로 ‘수호신’ 정우람(33)이 마운드에 오르는 9회다.

정우람은 30일까지 올 시즌 12경기에서 11.1이닝을 던지며 1승8세이브 방어율 1.59를 기록했다. 블론세이브가 한 차례 있지만,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0.71에 불과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11.12개로 예년(11.90개)과 비슷하지만 볼넷 비율은 2.90개에서 0.79개로 대폭 줄었다. 철저한 관리 속에 마운드에 오르며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정우람은 “팀이 시즌 초 다소 부침이 있지만, 5할 승률 근처에서 버티고 있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투수진이 안정됐다”고 밝혔다. 정우람은 한화 이적 후 권혁, 박정진, 송창식 등 베테랑과 함께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올해는 박주홍, 서균, 박상원 등 ‘영건’들과 함께한다. ‘투수조장’ 정우람은 “리그 전체 흐름이 리빌딩이고, 한화도 그 흐름인 것 같다. 젊은 선수들 구위가 워낙 좋다. 외롭진 않다”고 밝혔다.

좌완계투로 숱한 기록을 쏟아낸 정우람이지만 딱히 의미를 두는 건 없다. 선수 생활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어도 ‘한화의 가을야구’라는 답만 돌아온다. 한화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SK 시절 ‘벌떼 불펜’ 주역으로 세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정우람에게 한화에서의 가을야구는 ‘팬들을 향한 선물’이다.

그는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 가을야구 선물을 드리고 싶다. 내년일 수도, 그 후일 수도, 당장 올해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가을 DNA’를 심어주겠냐는 질문에는 “가을야구에서 뛴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내 역할이 바로 그거 아니겠나”고 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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