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 왕국’ 딱지 뗀 흥국생명의 성공적 포석

입력 2018-06-06 0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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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흥국생명

흥국생명 베테랑 리베로 남지연(35)은 현재 팀을 떠나있다. 공식 선언만 남겨뒀을 뿐, 사실상 은퇴 상태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베테랑을 위해 마지막까지 배려와 예우를 해주고 있다. 코트로 돌아올 생각이 있으면 최대한 기다려주겠다는 마음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남지연 없이 2018~2019시즌 구상을 짜야할 터다.

이미 리베로 한지현은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결코 달갑지만은 않았던 수식어였던 ‘리베로 왕국’으로 불렸던 흥국생명은 이제 ‘디그 여왕’ 김해란 의존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신예 도수빈이 김해란을 받쳐줘야 한다.

리베로 층이 얇아진 반대급부로 흥국생명의 전력 중복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FA로 레프트 김미연을, 센터 김세영을 보강했다. 라이트는 새 외국인선수 베레니카 톰시아를 영입했다. 기존의 이재영(레프트), 조송화(세터), 신인왕 김채연(센터)을 더하면 팀 밸런스가 맞아가고 있다. 센터 정시영을 현대건설에 보상선수로 잃었어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출혈이었다.

여기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 박은진을 뽑는다면 퍼즐은 완성된다. 하늘에 맡길 일이겠지만 확률적으로 논하면 흥국생명으로 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2017~2018시즌 흥국생명은 포석에서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에서 졸지에 최하위로 떨어졌음에도 흥국생명은 박 감독과의 재계약을 선택했다. 시행착오의 아픔을 거친 뒤, 박 감독은 ‘학습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 감독은 “김해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V리그 최고 리베로이지만 모든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세터 조송화도 공격 옵션이 다변화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하고 있다. 이재영도 시련 속에서 한결 성숙해졌다. 포석을 끝낸 박 감독의 흥국생명이 이제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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