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데뷔한지 1년이 지났다. 그 기간 에이스는 세 개의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7일에는 ‘더 유닛’을 통해 프로젝트 그룹 유앤비의 멤버로 활동 중인 찬을 제외하고 네 명의 멤버가 참여한 리패키지 앨범이 공개됐다. ‘지붕킥’과 ‘줄세우기’를 하는 대세 클래스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분명한 건 1년 사이에 이들이 성장하고 단단해졌다는 것. 깨지고 부딪히면서 ‘실력파 아이돌’로 빛을 더해가는 중인 에이스를 만났다. 이들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연습생 때보다 더 많은 고민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연습생 시절이 가장 힘든 때였다고 생각했는데 데뷔 후에 또 다른 고충이 생기더라고요. 솔직히 앨범을 내면 인기가 많아질 줄 알았어요. 저희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생긴 것에 정말 감사하지만 처음의 목표치보다는 그룹을 알리지 못한 게 사실이에요. 결과를 받고 연습실로 돌아올 때마다 공허함이 컸죠. 목표치를 못 채웠다는 것 때문에요. 선배 그룹들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은 큰데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랄까요.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 그룹을 조금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준)
“혼자 준비할 때는 ‘연습생만 되어도 바랄 게 없겠다’ 싶었어요. 연습생이 되고 나니까 ‘데뷔만 해도 바랄 게 없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데뷔하고 나니까 더 많은 것들이 보여요. 무대에 서는 건 3분인데 그 시간을 위해 피나는 노력과 연습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어요. 방송에 서는 것조차도 어렵다는 것도 알고요. 빨리 성공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팬들을 위해서 더 힘내야죠.”(김병관)
“라이브하기 정말 힘든 노래였어요. 그런데 라이브를 못 놓겠더라고요. 연습실을 뛰어다니면서 노래했어요. 춤과 노래가 동시에 안 되는 파트에서는 춤을 빼더라도 라이브에 특화된 퍼포먼스를 하자고 마음을 모았죠. 저희는 라이브를 ‘해야 하는’ 그룹인 것 같아요. 우리만의 특화된 것, 라이브를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동훈)
“회사의 방침도 ‘완벽한 라이브와 완벽한 퍼포먼스를 함께한다’ 예요. 어설프게 하지 말고 ‘할 거면 둘 다 완벽하게 제대로 하자’.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하면, 되더라고요.”(준)
꿈 많은 에이스에게 이번 앨범을 통한 목표를 물었다. 리더 준은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사람들이 얼굴을 알아보는 정도만 되어도 많은 것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병관은 팬사인회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목표라고 고백했다. 그는 “팬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면서 “방송에 너무 많이 나와서 팬들이 ‘못 챙겨보겠네’라고 할 정도로 많이 활동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훈은 시상식 무대에 서고 싶다고 털어놨으며 와우는 “기억에 남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2017년 5월 데뷔부터 1년을 걸어온 에이스는 또 앞으로의 1년을 채워나갈 것이다. 때를 기다리면서 묵묵히. 이들이 그리는 정확히 1년 후, 2019년 에이스의 여름은 어떤 그림일까.
“1년 전에 지금을 상상해보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싶어요. 이렇게까지 잘될 수 있을까 싶거든요. 1년 전에 비하면 월등히 잘 됐다고 생각해요. 1년 후에는 우리가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르지만 회사도 팬들도 가족들도 우리를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멋진 그룹이 돼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대중적인 활동도 많이 하고요. 음악 차트에도 진입하고 예능도 많이 나오고요.”(김병관)
“더 많은 팬들을 만나고 싶고요.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팬들이 어디서든 ‘우리 가수’라고 말할 수 있는 네임 밸류를 가진 그룹이 되고 싶어요. 열심히 할게요.”(준)
“과거를 돌아보면 후회가 커요. 1년 후에는 지난 이 시간을 돌아볼 때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을 다 쏟아 붓고 열정을 부어야겠죠. 그런 1년 후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와우)
“지금은 팬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1부터 10까지 다 받기만 하고 있어요. 너무 받기만 하니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죠. 무언가를 이뤄내서 고마운 분들에게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주시는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비로소 ‘잘 됐구나’ 싶을 것 같아요.”(동훈)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해주시는 팬들에 대한 감사함이 정말 커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준)
“천천히, 하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버스킹을 할 때는 7~8명 정도가 공연을 봐주셨어요. 팬도 아니고 길을 지나가다가 지켜봐준 분들이었죠. 길바닥에서, 마이크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도 공연했거든요. 지금은 우리를 좋아해주는 팬분들이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힘이 돼요. 나중에 올림픽경기장 같이 크고 좋은 환경에서 꼭 팬들에게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김병관)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비트인터렉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