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중심잡고 상대를 파악하며 특급 조커가 일을 낸다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장현수-김영권-이용(왼쪽부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우리에게는 아직 90분이 남았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3차전)을 펼친다. 스웨덴~멕시코와 맞선 1~2차전에서 우리는 승점을 얻지 못했으나 16강 진출의 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독일을 꺾으면 동시간대 펼쳐질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는다는 전제 속에 2010년 남아공대회에 이은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두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 독일전 관전포인트.

● 베테랑

대표팀은 독일전을 앞두고 두 명의 핵심전력을 잃었다. 왼쪽 풀백 박주호(31·울산 현대)가 햄스트링을 다친데 이어 중원의 사령관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종아리 부상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물론 동일 포지션의 대체자원은 있다. 박주호의 자리는 김민우(28)와 홍철(28·이상 상주 상무)이 채우고 있고, 기성용의 공백은 주세종(28·아산 무궁화) 등이 메울 수 있다. 하지만 흔들릴 때 동료들을 진정시키고 활기를 북돋을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해줄 고참의 공백은 생각보다 큰 법이다. 리더가 사라지면 팀은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더욱이 주장 기성용을 도와 부주장을 맡은 장현수(27·FC도쿄)는 거듭된 실수와 상상이상의 비난여론으로 마음고생이 대단하다. 평소 멘털이 강한 편이지만 월드컵이 가져온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그를 위축시켰다. 다만 탁월한 리딩 능력과 빌드-업에 능한 자원임을 고려할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포지션 전환도 고민할 수 있다. 독일과의 중원 싸움에서 최대한 대등하게 싸우려면 허리를 단단히 구축해야 한다. 거듭된 좌절을 딛고 제 기량을 확인한 중앙수비수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어쩌다 최고참이 된 오른쪽 풀백 이용(32·전북 현대) 등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신욱-이승우-문선민(왼쪽부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조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축구는 특급 조커의 꾸준한 등장으로 자주 웃었다. 특히 교체카드의 득점은 벤치 용병술을 의미해 더 없이 값지다. 김종부(1986년 멕시코)~서정원(1994년 미국)~안정환(2002년 한·일)~이근호(2014년 브라질)까지 조커의 계보는 끊긴 적이 없다.

그런데 러시아 대회는 조금 다르다. 아직까지 소득이 없다. 앞선 두 경기에서 손흥민 홀로 통렬한 중거리포로 골 맛을 봤을 뿐, 나머지는 침묵하고 있다. 그 사이 페널티킥(PK)으로 두 골을 내줬으니 답답함은 더욱 크다.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30·전북)과 윙 포워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 등의 활약에 시선이 쏠린다.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이 없으나 상대가 지칠 시점에서의 투입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

카잔(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