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독일] 독일 실패 원인은?

입력 2018-06-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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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2:0으로 독일이 패배했다. 독일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미 예견된 실패였다.’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 전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28일(한국시간) 끝난 F조 조별리그 한국과의 3차전에서 0-2로 패해 조 4위에 그쳤다. 독일 언론들이 짚은 문제점을 돌아봤다.


● 제2의 클로제, 람의 부재


일찍이 거론된 사안이다. 미로슬라프 클로제(40)와 필립 람(34)의 후계자를 찾는 문제는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계속 제기된 것이었다. ‘제2의 공격수’ 부재는 골 결정력에 문제를 야기했고, 람과 같은 수비수의 부재는 역습상황에서 대처하지 못하는 현실로 나타났다. 강력한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뿜어냈던 화력도 3월 스페인과의 친선전부터 월드컵조별예선까지 7경기에서 단 6득점(경기당 0,86골)으로 골 가뭄이 지속됐다. 반대로 수비에선 경기마다 역습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비불안을 노출하기도 했다.


● 브라질 때보다 더 무뎌진 전력


독일의 선수구성은 누구라도 부러워할 스쿼드였다. 하지만 그들은 4년전 브라질 대회 때보다 많이 무뎌져있었다. 월드컵을 준비하기 전 많은 전략과 전술을 실험했음에도 요아힘 뢰브(58) 감독은 지난 브라질 대회 때 꾸렸던 선수들을 중용했다. 독일 언론 ‘타케스슈피겔’은 “지난번보다 퇴보돼 있었고,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 그라운드의 열정이 없는 것 같았다’며 맹렬히 비난 했다. 월드컵 우승 주역이었던 토마스 뮐러(뮌헨)나 메수트 외질(아스널) 등 주요 선수들은 예선부터 부진했고, 주목받았던 율리안 드락슬러(파리생제르망)도 부진을 거듭했다. 또한 코칭 스태프는 수많은 연습을 했음에도 신·구 선수들을 조화시키지 못했다. 이것은 뢰브가 책임을 지어야 한다”며 뢰브 감독을 향해서도 비판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2:0으로 독일이 패배했다. 독일 축구대표팀 토마스 뮐러가 아쉬워하고 있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무너진 팀워크, 축구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개인이 아닌 팀이다’라는 독일의 슬로건도 이제 옛말이다. 월드컵 전부터 독일의 팀워크는 와해되었다고 해도 무방했다. 외질과 일칼리 귄도간(멘체스터시티)의 에르도간 대통령을 향한 지지표명은 이미 독일에서 큰 이슈였다. 터키계 이민자들이 많은 독일로선 분열의 소지가 다분했다. 월드컵 전부터 외질과 귄도간은 여론에서도 뭇매를 맞았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까지 야유를 들으며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노출됐다. 독일 저널지 원풋볼에서 진행한 ‘왜 독일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을까’라는 설문조사에서도 ‘독일이 통합되지 못했다’라는 답변이 다수였다. 이민자들에게 열려있는 독일이지만 난민문제라는 정치적 문제까지 겹치며 급격히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고, 이를 축구에 결부시키며 팬들의 분노가 빗발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인 ‘전차군단’ 독일이지만 불안요소는 존재했고, 이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참담한 실패로 이어졌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처럼 징크스는 없으리라 당당히 외쳤지만 결과는 독일도 피하지 못한 꼴이 됐다. 이제 독일은 2022카타르월드컵을 기약해야 한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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