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3할 복귀’ KT 강백호의 자평 “개막 때보다 성장했다”

입력 2018-07-02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2018 KBO리그의 화두 중 하나는 ‘베이징 키즈’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야구를 시작한 1999~2000년생들이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는 첫 해, 그 기수는 강백호(19·KT)였다. 서울고 시절부터 투타 겸업으로 이슈가 됐고, 고척돔 개장 홈런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KIA와의 개막전 첫 타석에서는 지난해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에게 홈런을 뽑아내며 자신을 향한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프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강백호는 4월부터 5월 19일까지 36경기에서 타율 0.222, 1홈런, 11타점에 그쳤다.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경기를 치르는 데다 상대하는 투수들의 수준도 달랐고, 날카로운 분석의 현미경은 배율이 몇 배는 높았다.


성장통은 길지 않았다. 강백호는 5월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32경기에서 타율 0.361, 8홈런, 21타점으로 부활했다. 같은 기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10위. 정확히 0.250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도 29일 수원 NC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다시 3할 타율(0.301)에 복귀했다. 개막 초반인 4월 17일 수원 SK전(0.315) 이후 73일만의 3할 타율 회복이었다. 지금의 반등이 의미 있는 것은, 프로라는 높은 벽을 한 단계 넘어서며 이뤄낸 결과라는 점이다.


강백호는 1일 “욕심을 내지 않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시 3할 타율에 올라섰으니 유지가 중요하다. 또 2할대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없다”고 밝혔다. 성장통은 자신감을 남겼다. 그는 “프로 무대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 같다. 국내 최고 투수들의 공을 보면서 대처법을 깨달았다. 개막 때와 비교하면 야구 자체가 많이 늘었고 여유도 생겼다. 이제 상황에 맞는 대처도 약간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슬럼프는 강백호의 멘탈도 살찌웠다. 막내임에도 9위로 내려앉은 팀 성적에 책임감까지 느끼며 “그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내 타율보다 팀의 1승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야구 인생 최초로 1번타순에서 뛰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내가 가장 먼저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 타순에 의미는 안 둔다. 다른 1번타자들처럼 많은 공을 지켜보는 타입은 아니지만 내 스타일대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 결국 살아나가야 우리 팀의 득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소년 가장’ 강백호는 어느새 팀의 기둥으로 자라나고 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