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온 마스’ 결방의 딜레마

입력 2018-07-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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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일 결방하는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사진제공|OCN

제작진 “완성도 위해 7·8일 결방”
시청자들 “스토리 흐름 끊겨 불만”

케이블채널 OCN 토일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가 7·8일 결방하기로 했다.

제작진은 2일 “198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최대한 정교하게 재현하기 위해서다. 야외촬영 분량이 많은데 날씨로 인해 촬영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tvN에서 방송된 ‘나의 아저씨’ ‘슬기로운 감빵생활’ ‘도깨비’ ‘응답하라 1988’ 등도 완성도를 이유로 결방했다.

이 같은 결방을 두고 제작진은 “완성도를 위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시청자가 무조건 반기는 상황은 아니다. 결방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고, 이야기 흐름도 도중에 끊긴다는 지적이 많다. ‘본방사수’를 기다린 시청자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결방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차기 드라마 방송 날짜도 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이 같은 시청자 불편에도 제작진의 자체 결방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시간에 쫓기다보면 방송사고 등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체 결방’은 지상파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대형 사건·사고나 국제적 행사, 스포츠 중계를 위해 애초 편성된 드라마를 방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방송사 파업 여파로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을 제외하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이유로 결방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해당 드라마가 방송하는 시간대의 광고를 판매할 당시 광고주와 정해진 날짜에 노출하는 계약을 맺는다. 드라마가 결방할 경우 다른 시간대 노출로 바꿀 수 있지만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원하지 않는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보수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시청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케이블채널은 지상파보다 시스템 등이 자유로워 결방하더라도 광고 등의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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