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유럽이 겪은 난민 고민, 난민 배우가 직접 연기한 ‘디판’

입력 2018-07-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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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판’. 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

■ 영화 ‘디판’

난민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무사증 제도로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 549명의 난민 지위 여부를 둘러싸고 인류애적인 시선과 함께 신중론이 교차한다.

내전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하는 난민 문제는 우리보다 유럽이 먼저 겪었다. 수년 전부터 유럽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고, 인간의 생존권과 직결된 이슈인 만큼 이를 영화에 담으려는 시도도 잇따랐다. 2015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디판’은 난민 소재 작품 가운데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디판’은 내전의 현장을 담은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스리랑카 내전으로 아내와 자녀를 잃고 프랑스로 망명하려는 주인공은 브로커를 통해 ‘디판’이라는 남자의 신분증을 산다. 내전으로 형제를 잃은 여인, 부모를 잃은 소녀를 만난 디판은 프랑스 망명을 위해 이들과 가짜 가족으로 위장, 파리 외곽에 가까스로 자리를 잡는다.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터전을 잃은 디판 가족이 그마나 작은 희망을 갖고 정착한 곳은 또 다른 의미의 전쟁터였다. 무자비한 갱들이 지배하는 동네에서 디판 가족의 삶은 또 다시 위협받는다.

‘디판’은 난민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난민 문제를 다루면서 지나치게 극적인 사건을 이야기 장치로 활용한 것을 놓고 관객 평가가 엇갈렸지만, 우리보다 먼저 난민 문제를 겪은 유럽 사회의 고민이 담긴 작품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주인공 디판을 연기한 배우 제수타산 안토니타산은 실제 스리랑카 반군으로 활동하다 프랑스로 망명한 난민 출신 배우다. 영화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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