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표 레그킥’의 완성, 출루신의 비밀

입력 2018-07-1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추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탁월한 선구안+추신수표 레그킥+축적된 노하우, ‘출루의 신’ 추신수의 성공 비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2018년의 추신수(36·텍사스)는 이 문장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추신수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더없이 값진 타이틀을 얻었다. 11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2볼넷을 얻어 현역 메이저리거 최다 타이인 48연속경기출루를 달성했다. 추신수의 기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숫자를 늘려갈수록 추신수란 이름 세 글자는 더욱 찬란히 빛난다.

메이저리그에서 네 차례나 팀을 옮기며 고군분투한 14년의 시간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다. 묵묵히 축적해온 자신만의 노하우와 함께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늘의 영광이 주어졌다.


● 뛰어난 선구안

추신수의 선구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에 속한다. 48연속경기출루 기록을 이어오는 동안에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해당 기간동안 안타 없이 볼넷만으로 출루에 성공한 경기가 7차례에 이른다. 12일 기준으로 올 시즌 58개의 볼넷을 얻은 추신수는 텍사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에서 3위,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공동 7위다.

본인의 입맛에 맞는 ‘좋은’ 공을 골라내는 능력도 탁월한 선구안에 포함된다. 올 시즌 98안타를 생산한 추신수는 17개의 홈런을 때려 강력한 한 방도 갖추고 있다. 타석에서 위력이 배가되는 이유다. MBC스포츠플러스 송재우 해설위원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지는 공은 기다리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큼직한 홈런도 때려낸다. 그렇다보니 상대 투수들도 추신수를 상대할 때 조심스러워진다. 그들 입장에선 던질 공이 없으니 상대하기 피곤한 유형의 타자”라고 분석했다.

추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추신수표 레그킥

올해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오른쪽 다리다. 시즌을 앞두고 레그킥을 새로 장착했다. 장타력을 보완하기 위해 타격 시 오른쪽 다리를 들기 시작했다. 14년차 베테랑으로선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당연히 시행착오가 따랐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2연속 무안타 경기가 두 차례, 3연속 무안타 경기가 한 차례 있을 정도로 타격이 부진했다. 4월 한 달간 타율은 0.219에 그쳤다. 기대했던 장타율 역시 0.410에 불과했다.

5월 마침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무조건 다리를 들어야 한다는 ‘의식’은 내려놓고, 살짝 들어올리는 방식을 시도했다. 효과가 있었다. 5월부터 연속경기출루 기록을 이어가면서 6월 장타율이 0.621까지 올랐다. 현재 시즌 타율 0.290에 장타율 0.500을 기록 중이다. 송 위원은 “구속이 빠르고 투구 속도가 빠른 투수를 상대로는 다리를 살짝만 올린다. 투수 유형에 따라 높낮이를 달리하는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타격 밸런스도 한결 안정감을 찾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전에는 타격할 때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었다. 몸쪽 공에 대한 대처가 약했다. 이 점이 보완됐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아졌고, 밀어치는 타구들이 나온다. 몸쪽 공에 대한 공략도 가능해졌다”고 호평했다.


● 축적된 노하우

2001년 시작한 마이너리그 생활을 포함하면 미국에서만 18년의 시간을 보냈다. 낮은 곳에서부터 최상위 리그에 닿기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수많은 투수들을 상대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이유다. 송 위원은 “빠른 볼 카운트를 노리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련미”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밖에서 추신수가 갖는 존재감 역시 상당하다. 허 위원은 “추신수는 클럽하우스 내에서도 리더로 통한다. 다른 동양인 선수와 비교될 수 없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조이 갈로 등 팀 내 많은 선수가 추신수를 따른다”고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