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父子’ KIA 김민호 코치가 한화 김성훈에게 보내는 격려

입력 2018-07-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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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훈은 1군 올스타전에 4차례 참여했던 아버지 KIA 김민호 코치의 뒤를 이어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여했다. 울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생각보다 잘 던지더라.”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야구를 가업으로 삼는 일은 드물다. 하물며 바늘구멍 통과만큼 힘든 프로 입단을 나란히 해낸다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 프로 무대에서 나란히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에 나서는 일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2년 차 투수 김성훈(20·한화)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여했다. 그의 아버지인 KIA 김민호(49) 코치는 현역 시절 OB에서 1군 올스타전 4차례나 참여한 ‘스타’였다. 물론 아버지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김성훈의 첫 행보는 이들 부자에게 메시지와 자극을 줬다.

지난해 경기고를 졸업한 뒤 한화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김성훈은 아직 단 한 번도 1군 등판하지 않은 ‘생짜’ 신인이다. 지난해에는 퓨처스리그에도 1경기만 등판했을 만큼 경험이 많지 않다. 올해는 다르다. 김성훈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에 등판해 68.1이닝을 소화하며 6승2패, 평균자책점 3.95로 좋은 모습을 선보이는 중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오는 22일 대구 삼성전 선발로 김성훈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키버스 샘슨이 출산휴가를 떠난 공백을 미래자원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김성훈은 퓨처스 올스타전에 앞서 “부모님이 올스타전 출전을 제일 기뻐하셨다. 부모님 모두 내가 던지는 모습을 직접 보신 적이 없다. 어머니는 ‘떨려서 못 보겠다’고 하신다. 이날은 ‘TV 중계로 보시겠다’고 약속하셨다”고 밝혔다.

KIA 김민호 코치. 스포츠동아DB


올스타전에 네 차례나 나섰던 김민호 코치의 조언은 없었을까. 김 코치는 OB 시절이던 1994~1995년, 1997~1998년 1군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그중 세 차례는 엽서로 진행된 팬 투표로 베스트9에 선정됐을 만큼 의미가 컸다. 하지만 김성훈은 “(아버지가) 아시면서 모르는 척 하신다”며 무뚝뚝한 모습을 대신 전했다.

김성훈은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팀이 0-2로 뒤진 3회 등판해 1이닝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긴 이닝 투구는 아니었지만 본인이 왜 한화 선발진의 미래로 꼽히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김민호 코치도 아내와 함께 자택에서 TV로 김성훈의 등판을 지켜봤다. 김 코치는 “아들이 던지는 모습은 처음 본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던져서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안 아프고 계속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아버지로서의 격려와 당부도 함께 전했다. 김성훈의 야구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됐다. 그 뒤에는 아버지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울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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