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양의지와 두산, KBO리그 OPS 새 역사 도전

입력 2018-07-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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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OPS(출루율+장타율)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타자의 공격력을 선명히 드러내는 지표로 꼽힌다. 올해 양의지(31·두산)와 ‘팀 두산’은 나란히 KBO리그 OPS 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 양의지, 역대 포수 OPS 1위 도전에 나선다


포수 포지션은 체력부담이 심한 탓에 리그 평균만큼의 타격만 선보여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O리그 기록정보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단일시즌 OPS 1.000을 넘긴 사례는 KBO리그 36년 역사상 88명에 불과하다. 이들 중 주 포지션이 포수인 건 단 5차례뿐이다. 2015년 강민호(1.060), 1984년 이만수(1.043), 2004년 박경완(1.036), 2005년 박경완(1.034), 1987년 이만수(1.010)가 그들이다.


양의지는 올해 이들을 한번에 제칠 기세다. 전반기 84경기에서 타율 0.379, 17홈런, 56타점, OPS 1.085를 기록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5년의 강민호를 넘어 KBO리그 역대 포수 OPS 1위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물론 쉬운 도전은 아니다. 양의지의 통산 전반기 OPS는 0.891인 반면 후반기 OPS는 0.783에 불과하다. 대부분 경기에 포수 마스크를 끼고 안방을 지키기 때문에 페이스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가 지난해 후반기에는 좋지 않았지만 손가락 골절 전까지의 타격감은 좋았다. 완성된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양의지가 전반기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올해 ‘역대 최강의 포수’가 탄생할 수 있다.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 팀 두산, ‘넥벤져스’ 넘어 역대 최고 기록 쏠까


양의지는 분명 두산 타선의 핵심이다. 하지만 두산은 양의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팀 두산’도 양의지와 마찬가지로 KBO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두산의 전반기 팀 OPS는 0.856으로 단연 리그 최강이다. 리그 평균(0.792)을 훌쩍 넘겼으며, 93승으로 리그 역대 최다승 기록을 썼던 2016년(0.851)보다 파괴력 있다.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기록이다. 지미 파레디스는 OPS 0.443을 기록한 채 KBO리그를 떠났다. 두산은 전반기 종료 직전 스캇 반슬라이크를 영입했다. 물론 최근 메이저리그에서의 기록은 안 좋지만 KBO리그에서는 평균 이상의 타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슬라이크가 명성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두산 타선의 힘은 더욱 강해진다.


반슬라이크가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두산은 KBO리그 역사에 도전할 만하다. 역대 KBO리그 팀 OPS 1위는 2014년 넥센(0.891), 2위는 2015년 넥센(0.858)이다. 바로 ‘넥벤져스’ 시절이다. 두산의 전반기는 2015년 넥센과 큰 차이가 없다. 2014년 넥센의 기록은 아직 멀지만, 마냥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올해 두산이 넥벤저스를 넘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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